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한 한화생명의 베트남 법인은 누적 순이익 흑자도 보험사 중 처음으로 달성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진출 후 2019년부터 연속으로 호실적을 유지하면서 그간 쌓였던 순손실을 모두 털어냈다. 영업망 확대와 증자 단행 등으로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에 나선 덕분이었다.
실제 지난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당기순이익 471억원을 거두면서 첫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실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지난 3월 총 1000억 동(한화 약 54억원) 규모의 배당도 실시했다. 해외법인 배당은 국내 보험업계 통틀어 최초 사례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1억원으로 전년 동기(55억원) 대비 229.1%(126억원) 급증했다. 올해도 상품과 판매채널 경쟁력 강화로 사상 최대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30년까지 베트남 보험시장 톱5 진입과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이런 배경에는 김동원 사장이 과거 해외총괄을 맡으면서 쌓은 노하우로 해외 사업과 디지털을 접목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2014년 한화생명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을 시작으로, 2016년 전사혁신실 상무를 거쳐 2018년 미래혁신·해외총괄 직무를 수행하며 해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입사 10년 만인 지난해 초 최고글로벌책임자(CGO) 겸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 전면에 나섰다.
그는 2016년 케이뱅크, 2019년 페이코에 이어 올해 한국신용데이터(KCD) 투자도 추진하면서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한국신용데이터가 갖고 있는 소상공인 데이터와 연계해 차별화된 상품 개발 및 채널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포그룹(Lippo Group)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Nobu Bank)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보험사 중 처음으로 해외 은행업 진출에도 나섰다. 한화생명은 자사 디지털 역량을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와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다.
초기 단계부터 한화생명과 한화금융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적용하고,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채널을 활용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 상품과 지난해 3월 지분을 매입한 리포손해보험의 손해보험 상품 판매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화생명 측은 "국내시장에서는 선도적 지위를 견고히 유지 중이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공략 가속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노부은행 지분 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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