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을 내세워 여러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24년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3%(전기 대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한 데 대해 “2021년 4분기 이후 2년 3개월, 코로나 기간 제외 시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고무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분기 성장률은 우리 경제 성장 경로에 청신호로 해석된다”며 “수출이 개선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세가 계속 확대된다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2.2% 성장률은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연 이러한 예측대로 흘러갈까.
실물경제는 전방위로 사상최악이다.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란 ‘신(新) 3고(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금리가 오르면 경제활동이 위축된다. 환율이 오르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
물가가 오르면 지갑사정이 불안해진다. 소비보다 절약이 자리잡으며 기업도 활동을 줄인다. 3고의 영향은 경제의 흐름을 무뎌지게 한다. 대공항, 오일쇼크,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는 모두 3고와 연관이 있다. 자원이 빈약한 나라일 수록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현실이 가볍지 않다.
3고는 부동산 경기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고금리는 가계빚이 많은 세대의 이자부담을 키워 가뜩이나 힘든 가장들의 호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든다. 더욱이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주택구입, 전세 등 주택과 관련된 것이어서 가계빚 부담은 부동산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격하게 불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5조4000원 증가하며, 전월 4조1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5조6000억원 늘었는데,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이 5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크게 확대된 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은행에 ‘고정금리형’ 주담대 취급 확대를 요구했다.
주택가격은 여전히 양극화 현상이 더 커지고 있다. 지방광역시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주택가격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매매가가 전세보증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택들이 나오면서 이른바 깡통전세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대구지방검찰청이 사기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자본 없이 기존 대출금과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인수해 속칭 '깡통'인 다가구주택 3개 동을 매수했다. 이후 기존에 부담하고 있던 임대차보증금액을 축소 고지하는 방법으로 임차인 24명을 속여 1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결할 정권의 부재는 더 심각한 일이다. 물가를 잡는 것은 모든 정권에서 말했지만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조합은 가뜩이나 휘청거리는 국민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악재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물가지표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선 좀 더 좋은 지표가 필요하다"며 여전히 경기 회복을 자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해의 범위를 넓히고 오해의 범위를 줄이는 것이다. 먼저 판단을 하고 나서 그에 비추어 후속 정보를 왜곡할 때 착시가 나타난다.
트리플 조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