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AI 시장 확대가 삼성전기 MLCC 사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2147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5% 늘어난 8855억원으로 추정했다. MLCC 시장수요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회복해 가동률 개선이 진행되고 고객사 재고 축적이 가시화된다는 이유에서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간섭(노이즈)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TV, 가전제품, 전기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는 대부분 사용된다. 제품의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얇아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다. 전기부품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300㎖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제품이다.
김위헌 삼성전기 MLCC제품개발팀 상무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테크세미나에서 MLCC를 '도로 위 신호' 에 비유했다. 김 상무는 "반도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신호를 주는 것이 MLCC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AI발 수요 증가로 MLCC 시장이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요구되는 MLCC 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나 AI 가속기가 탑재되는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 대비 최대 2.5배 많은 MLCC가 탑재된다"고 전했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전체 매출 8조9000억원 중 44%인 3조9000억원이 컴포넌트사업부에서 나왔다. 컴포넌트사업부 매출(3조9000억원) 가운데 MLCC 비중은 약 90%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영향으로 전장용 MLCC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MLCC가 700~1000개라면 전기차에 필요한 MLCC는 무려 3만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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