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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동유럽·인도' 은행권 새 격전지…글로벌 실적 '쑥'

지다혜 기자 2024-04-30 05:00:00

시중은행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 4배 증가

동남아 이익 감소…영토 확장 중요성 커져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시중은행 해외법인의 약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작년 수익이 7000억원을 넘겼다. 올해도 글로벌 실적 제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당국 지원사격에 힘입어 동유럽과 인도 등에 새 격전지를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작년 해외법인 순이익은 7382억원으로 전년(1904억원) 대비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이 4824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이는 전년(4269억원)보다 13% 오른 수치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전년보다 18% 성장한 2328억원의 순익을 올렸고, 일본 법인인 SBJ은행에서도 1270억원의 순익을 보탰다. 미국 법인(아메리카신한은행)이 적자를 봤지만 카자흐스탄과 독일 등에선 크게 성과를 거두면서 순항했다.

성장세가 눈에 띄는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지난 2022년 71억원의 해외법인 순이익을 기록했던 하나은행은 지난해 1129억원으로 약 16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 법인이 같은 기간 972억 적자에서 49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점이 이를 견인했다. 미국 법인들도 157억원 순익을 거뒀고, 러시아·독일·브라질·멕시코 등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1114억원) 적자 폭을 전년(-5580억원)보다 크게 줄였다. 코로나19로 중국이 봉쇄정책에 나서면서 타격이 컸던 중국 법인이 303억원 흑자를 거둔 영향이 컸다. 또 지난해 유상증자와 부실채권 매각으로 체질 개선 중인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현 KB BANK)의 적자 폭(-8021억원→-2613억원)이 줄어든 효과도 있었다.

우리은행 해외법인들은 지난해 순이익 25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883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중 지난해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캄보디아 법인(598억원→252억원)에서 성장세가 주춤했다. 다만 홍콩(99억원→145억원), 미얀마(19억원→24억원)에서는 선전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동남아의 경우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늘어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타격으로 각국의 경기 악화가 길어진 만큼 영토 확장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올해 은행들은 글로벌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가계대출 확대로 이자 장사하고 있단 비판을 받는 등 국내서도 압박이 큰 탓이다.

특히 지난달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폴란드를 찾아 현지 금융감독청장을 만나기도 했다. 국내 은행들의 인허가 신청 등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힘을 보탠 것이다. 이에 은행들도 동유럽과 인도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하나은행은 헝가리에 부다페스트 사무소를 개설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우리나라 이차전지 기업들도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경제적 교류가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선진지역과 신흥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폴란드 페카오은행(Bank Pekao)과 코리아데스크 설치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페카오은행은 폴란드 현지 2위(자산기준) 은행으로 IB, 기업금융, 무역금융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도 시장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는 처음 진출한다. 지분 투자는 인도 학자금 대출사인 크레딜라가 증자하고, 신한은행이 약 1억8000만 달러(한화 약 2400억원)에 해당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한은행은 크레딜라의 지분 약 10%를 취득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1996년 국내 은행 최초로 인도에 진출 후 현재 6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에 지점을 늘릴 예정이다. 이미 2012년 첸나이를 시작으로 구르가온(델리), 뭄바이 등 3곳에 지점을 둔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푸네와 아마다바드에도 신규 지점을 열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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