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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기료 인상 조건 모두 모였다···산업계 이번에도 '독박인상' 당하나

유환 기자 2024-04-25 06:00:00

고유가·고환율에 총선 끝나며 인상 본격화 전망

한전 부채 비율 200조, 인상 필요성 커져

"가정용, 산업용 모두 전기료 현실화 필요해"

한국전력공사 로고[사진=한국전력공사]
 
[이코노믹데일리] 고유가·고환율 영향에 총선까지 끝나면서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에선 물가인상을 고려한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리는 '독박인상'을 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전력업계는 정부가 경기 불황과 물가 인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전기료 인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25일 내놨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의 고질적인 적자 문제에 더해 국제 유가가 배럴 당 90달러를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오가며 발전 비용이 크게 오르는 등 전기료 인상을 위한 모든 조건이 모였기 때문이다. 

인상 시점이 하반기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지난 1월 정부가 공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 보고서에 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상반기엔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0일 열린 총선을 의식해 인상 시점을 하반기로 미뤘다는 평가다.

전기료 인상 추세는 지난해 중순부터 소강상태를 보였다.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오르다 지난해 3분기부터 동결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3개월 간격으로 분기마다 전기요금을 발표하고 있다. 한전이 생산원가 등을 반영한 연료비조정단가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결정한다.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올 2분기도 '동결'을 결정했다. 4분기 연속 동결이며 산업용 전기료만 지난해 11월 한 차례 인상됐다.

전기료 인상 배경에는 한전의 적자와 부채 등 재무위기에 있다. 지난달 한전이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은 88조2000억원, 영업손실은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전년(2022년)에는 매출 71조3000억원, 영업손실 32조6000억원을 냈다.

과도한 부채 비율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부채는 202조4502억원, 부채 비율은 543.2%에 달했다. 

핵심은 가정용 전기료까지 인상되느냐다. 전기료 인상이 고유가·고환율·고물가 삼중고에 빠져있는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는 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민도 크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출장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물가 상황이 아직까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공공요금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현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두고 봐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도 산업용 전기료만 오른다면 산업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삼성전자의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소비 전력은 2만8316기가와트시(GWh)다. 전기료로 2조원 이상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기료가 오른 걸 반영하면 올해는 전기료 지불 액수가 3조원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내부 공조 설비부터 각종 생산라인까지 24시간 돌아가야 해 전기료가 오르면 부담이 많이 늘어난다"면서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배전망을 효율화하거나 재사용해도 결국 전기 가격이 전기료 부담의 핵심"이라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종마다 다르겠지만 반도체처럼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의 경우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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