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보급형 제품에 들어갈 패널 개발 담당자를 확정해 메일을 전달했다. 지난 17일 본지가 입수한 해당 메일 내용을 보면 보급형 제품엔 7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터치스크린을 전면에 탑재해 2월에 출시한 '비스포크 AI 콤보'보다 패널 크기를 대폭 줄인 4.3인치를 탑재한다.
보급형 제품 출시를 두고 내부에선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크기를 줄여 패널을 생산하더라도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원가 절감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 관계자는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게 아니라 새로운 패널을 만드는 개념에 가까워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순 없다“면서 "기존 7인치 패널도 수많은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점을 감안했을 때 크기를 줄여 패널을 만들면 두 배 이상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7인치 패널을 사용한 '비스포크 AI 콤보'와의 가격 차별화가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보급형 제품의 차별점은 패널 뿐인데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가격 차이도 크게 안 날 것"이라며 "소비자 수요가 개발에 들인 인력·비용만큼 따라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개발 과정이 번거로워 7월로 예정된 양산 일정을 맞추기도 어렵다. 비스포크 AI 콤보 때처럼 출시 일정이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예정된 보급형 제품 양산 시작일과 출하 승인일은 각각 7월 26일, 7월 31일이다.
여기에 '7인치 스크린을 통한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기 어렵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 초 세탁기나 인덕션 등 올해 출시하는 신제품에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고 알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진들이 줄곧 7인치 스크린을 통한 'AI 생태계' 구축을 강조해 왔는데 왜 굳이 4.3인치를 만들려는 건지 모르겠다"며 "사양은 낮아지고 기능도 상당 부분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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