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48조6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수입보험료(112조원) 중 43.3%를 차지한 규모다.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전년 대비 유일하게 3.2% 증가한 것과 달리 △저축성보험(-38%) △변액보험(-4%) △퇴직연금(-14.7%) 등의 수입보험료는 감소했다. 손해보험사도 전체 수입보험료(125조원) 중 장기보험(66조2119억원)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그중 변액보험 인기가 사그라든 것은 고금리 기조와 증시 불황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또 변액보험은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 보험료를 뺀 나머지 금액을 펀드에 투자하는데, 이와 함께 보험사에 펀드 보수비와 운용비 등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큰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거둔 수익금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이다. 투자 수익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 투자 성과가 좋아야 지불했던 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상해와 질병에 대비하는 건강보험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인한 건강한 노후생활 관심도가 커지면서 급성장 흐름을 타는 중이다. 따라서 보험사들도 건강보험을 비롯한 암·어린이보험이 있는 제3보험 시장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새 회계제도(IFRS17) 내에서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익 창출 기대감도 크다. 실제 생보사 맏형 격인 삼성생명이 지난해 건강보험 판매 강화로 거둔 보험계약마진(CSM)은 1조3250억원에 이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3보험 시장은 손보사 비중이 크지만 생보사도 판매에 뛰어들면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3보험은 손보사 점유율이 70% 이상일 정도로 손보사 전유물로 불린다. 하지만 기대수명 증가로 제3보험 상품 수요가 늘면서 생보사들도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김철주 생보협회 회장은 "생보사들이 제3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통계 관리체계를 개편하고 상품 개발과 보장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한화생명의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은 출시 43일 만에 누적 판매 건수 10만 건을 넘었다. 뇌·심장질환의 새로운 위험률을 업계 최초로 상품 개발 과정에 반영해 동일한 보장임에도 보험료가 약 50~60% 절감된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손해보험의 세대별 특화 상품도 주목된다. 'KB 5.10.10(오텐텐) 플러스 건강보험'은 가입고객 연령을 세분화해 △1종(15~40세) △2종(41~65세)으로 나눴다. 사고 위험이 낮은 고객에게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 가능하게 하고, 12가지 납입면제 사유를 확대해 혜택을 늘렸다.
중소형사도 적자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하나손해보험은 고객 건강등급별로 보험료를 산출해 건강이 양호할수록 보험료 할인을 해준다. 올해는 '하나 가득 담은 3.5.5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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