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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티맵, 차량 인포테인먼트 양강 구도…외면받는 카카오

성상영 기자 2024-03-26 06:00:00

자동차 업계는 인포테인먼트 전쟁 중

국산차는 현대차그룹 'ccNC'가 최강

르노·볼보·BMW·벤츠가 선택한 '티맵'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가 적용된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이코노믹데일리] 인포테인먼트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 길 안내를 넘어 차량을 제어하거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지가 자동차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완성차 브랜드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이른바 '순정 내비'로 불리는 제조사 자체 탑재 시스템과 서드파티(제3자 제공) 앱으로 나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90% 점유율을 무기로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서드파티 앱 중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티맵이 절대 강자로 군림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말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를 시작으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핏)'를 적용하고 있다. ccNC는 무선 업데이트와 차내 결제, 팟캐스트는 물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까지 갖춰 순정 내비 중 최강자 지위를 굳혔다.

편의성과 디자인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ccNC는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상(賞) 중 2가지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부문을 각각 석권했다.

화면이 달려 있는 데 만족해야 했던 초창기 순정 내비와 비교해 길 안내 정확도나, 반응 속도, 경로 탐색 능력 등 대다수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풍부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덕분이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스마트폰 내비 이용자 비율은 국산차가 25%로 수입차(62%)의 절반도 안 됐다. 2022년 기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운전자의 순정 내비 이용률이 각각 74%, 69%, 81%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볼보자동차가 출시 예정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에서 '티맵 오토'를 구동 중인 모습 [사진=볼보차코리아]
서드파티 앱 중에서는 티맵이 압도적이다. 일찌감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을 석권한 티맵은 최근 볼보·BMW 등 여러 수입차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한 발 더 나아가 차량 내장형 인포테인먼트(IVI)인 '티맵 오토'를 선보였다. 티맵 오토는 르노코리아에 이어 볼보차, BMW,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랜드로버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더는 서드파티로 보기 어려워졌다.

티맵 오토는 스마트폰 티맵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최대 장점이다. 개발 과정에서부터 수입차 브랜드와 협업해 운전자가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냈다는 평가다. 도로 신호 정보 연동과 안전운전 습관 관리, 운전자 맞춤형 차량 설정(루틴)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에 탑재된 티맵 오토는 목적지 도착 후 예상 배터리 잔량까지 알려준다.

초기 스마트폰 내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카카오내비는 운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연동 기능인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카카오내비만 쓸 수 있어 이용자를 늘렸으나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앞선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 카카오내비 점유율은 2022년 18%에서 지난해 12%로 쪼그라들었다. 기능 업데이트가 잘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오류가 잦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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