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모토로라는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벤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제품을 일제히 공개했다. 벤더블 스마트폰은 시계처럼 손목에 차는 방식으로, 기존 접는 형태가 아닌 휘는 형태로 착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시제품은 반원형으로 구부려 손목에 착용할 수 있다. 바(Bar) 형태로 펼치면 일반적인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하단에는 USB-C 단자와 스피커도 내장됐다. 뒷면에는 카메라와 심박수 모니터가 함께 위치해 손목에 착용하면 심박수와 기타 건강 정보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모토로라의 제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적응형 디스플레이(Adaptive Display) 기술을 적용해 휘는 각도에 따라 테이블 위에 세워놓거나 스마트워치처럼 손목 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뒷면 메탈 블록은 손목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양사 제품 모두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내구성이나 활용도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것을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술 혁신은 스마트폰 시장 불황기의 타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리서치회사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규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1억7000만대로 나타났다. 나빌라 포팔 IDC 연구책임자는 "2022년에는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며 "2023년에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선보인 이후 글로벌 '폴더블폰 붐'이 일어난 것처럼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도 재기를 꿈꿀 것"이라며 "이번에 선보인 벤더블폰 시제품은 너도나도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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