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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자수첩] 기후동행카드 진짜 '동행'은 언제?

김광미 기자 2024-02-29 06:00:00

서울시 "道가 안 도와" vs 경기도 "혜택 없어"

경기→서울 출퇴근·통학 인구 125만명 집계

금융증권부 김광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못 써서 잘 모르는데요." 

서울 광화문, 서울역, 강남역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을 돌아다니며 기후동행카드 관련해 시민들과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호평하거나 현금 충전의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이용하지 못하는 아쉬움보다 나와는 상관없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반응때문이다.

월 6만2000원(따릉이 제외)으로 서울 지역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신분당선, 서울시를 제외한 면허 버스, 광역버스는 이용할 수 없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탑승했어도 서울 외 지역에서는 하차할 수 없어 별도 요금을 내야 한다.   

사실 경기도에서 광화문·여의도로 출근하는 기자에게도 기후동행카드는 체감이 낮은 먼 나라 얘기이긴 하다. 출·퇴근에 취재, 개인 약속으로 월 교통비가 18만원 나오지만 해당이 안 돼 마음을 일찌감치 접었다.

경기도민과 다르게 서울시에서는 뜨거운 감자였다. 기후동행카드 시범 운영 한 달을 맞았는데 그간 기후동행카드가 46만5844장 판매됐고 청년할인까지 도입했다.

이처럼 기후동행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서울시와 경기도 간 신경전은 고조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기도에 "서울시 예산까지 써가면서 해 주겠다고 공표했는데 경기도는 한 푼도 댈 수 없으니까 도내 기초지자체에 돈이 있으면 들어가라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도에서 안 도와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는 2일 뒤 기자회견을 열어 오 시장의 발언에 반박했다. 경기도는 "서울시가 수도권 시민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도민들에게 실효적 혜택이 없어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하는 일부 지자체 시민만을 위해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양측이 서로 시민과 도민만을 구분하며 오히려 국민 이익은 뒷전이다. 정책이 정치가 돼서는 안 된다. 수도권 기후동행카드가 필요한 이 시점에서 행정력 낭비를 멈추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경기도에서 매일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2020년 기준)가 약 125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의 사업은 동행이라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 실질적 이용률을 높이고 시민들에게 와닿는 정책이 되려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대상을 늘려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진정한 '동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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