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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포스코그룹, 신사업 '내우외환'…회장 후보 '최종 1인'에 눈길

성상영 기자 2024-02-01 06:00:00

[10대 그룹 투자 집중분석 ⑤]

철강·전지 아우른 친환경 소재社 목표

업황 부진에 투자 여력 떨어질까 우려

논란 속 후추위는 회장 후보 5명 발표

경영 공백 땐 10조 규모 투자 계획 차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캐나다 퀘벡주에 건설 중인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을 찾아 현장 임직원과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그룹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온 이차전지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밖으로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따른 여파가 미치고 안으로는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일면서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소재 매출을 오는 2030년 6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호언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철강 기업에서 철·전지를 아우르는 친환경 소재 회사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하고 있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매출 100조 시대를 5~6년 뒤 연다는 계획이다. 비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은 물론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까지 이차전지 사업 육성에 전방위로 뛰어든 상태다. 광물부터 양·음극재에 이르는 공급망을 갖춰 철강에 버금가는 규모로 키운다는 게 포스코그룹 청사진이다.

잘 그린 밑그림 만큼이나 실현 계획도 스케일이 남달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공장 신·증설에 투자했거나 투자 예정인 금액은 15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철강 부문은 5조6000억원에 그쳤고 나머지는 비철강 부문에 배정됐다. 그중에서도 양극재와 음극재, 전구체 등 이차전지 소재, 그리고 리튬 생산을 위한 설비 총투자액은 9조200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를 만드는 데 필수 광물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광산과 염호(鹽湖)에 투자를 집중했다. 단일 투자 건으론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상용화 공장이 2조6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음극재에 쓰이는 흑연 공급 사업도 포스코인터내셔널 주도로 활발하다. 남이 채굴한 광물을 사오는 대신 현지에 공장을 짓고 직접 캐서 쓴다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과는 별개로 난관이 적지 않아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은 계속된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하다. 이차전지와 관련해서는 올해부터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하며 업계 전반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많다. 철강과 이차전지를 통틀어 결국은 수요 침체가 문제로 지목된다.
 
지난해 6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염수 리튬 2단계 상공정 착공식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뜬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철강은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악재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헝다가 최근 홍콩고등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자 이 회사가 진행하는 1200여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는 건자재용 철강 제품 재고 증가로 이어지고 세계적인 공급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 철강 수출량은 9000만톤(t)을 넘겼다. 이는 전년(2022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과잉 생산된 철강 제품을 산 값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철강 수요도 예년보다 저조한 상황에서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제품이 유입되면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주력 사업 수익성 악화는 그룹의 투자 역량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이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73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간으로는 1년 전보다 약 78% 줄어든 359억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단기 차입금을 2000억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기차용 이차전지 산업이 성장하는 초기에 일시적인 조정 국면일 뿐 근시안적으로 볼 일은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내부의 걱정거리는 차기 회장 선임이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최정우 현 회장 뒤를 이어 누가 수장이 될지도 관심이지만 어떻게 후보를 추려내느냐가 최대 현안이다.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공신력에 흠집이 난 탓이다. 사외이사인 후추위 위원 모두가 이른바 '호화 출장' 논란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회장 선임 절차를 관장하는 후추위는 예정대로 후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 내부 5명, 외부 7명 등 12명을 명단에 올린 데 이어 31일 5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이날 공개된 '파이널리스트(최종 명단)'에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함됐다.

후추위가 예고한 대로 2월 중 최종 1인이 확정되더라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철강과 이차전지 사업이 모두 험로인 상황에 자칫 회장 공백 사태가 빚어진다면 10조원에 육박하는 잔여 투자 계획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포스코그룹 안팎에서는 최종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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