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가 최근 수십억원에 달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를 모델로 내세우면서 일부 가맹점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광고비의 일정 부분을 가맹점주들이 분담해 떠안아야 하는데 ‘1500원 아메리카노’가 대표 상품인 업체 특성상 비용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이름을 알린 컴포즈커피가 빅모델로 경쟁하는 것은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를 새로운 모델로 발탁하면서 해당 광고비를 가맹점에 분담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뷔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이 60억원가량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0억원을 가맹점주들이 부담해야 한다. 나머지 40억원은 본사가 부담한다.
방탄소년단의 거대 팬덤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함께 가맹점 일각에서는 광고비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컴포즈커피 가맹점은 전국에 약 2300여개다. 가맹점들은 점포당 월 7만2000원씩, 1년 동안 총 86만원 부담해야 한다. 매장 유리창에 붙이는 광고 스티커는 별도 구매해야 한다. 스티커 한 장당 20만~30만원 수준이다.
광고 추가 비용을 합산하면 가맹점주 1인당 1년에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광고비로 쓰게 된다. 기존보다 666잔(아메리카노 메뉴 기준) 이상을 더 팔아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컴포즈커피는 아메리카노 1잔을 1500원에 팔아 박리다매를 노린다. 자연히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대비 마진율도 낮다. 커피 한잔을 팔면 평균 마진이 10%도 남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본사에 내는 로열티·월세·인건비·각종 요금 등을 제하면 한달에 손에 쥐는 금액은 많지 않다.
컴포즈커피는 전체 가맹점주의 78%가 뷔를 광고 모델로 쓰는 것에 동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맹거래법에 따르면 가맹점주 50% 이상이 사전에 동의하면 전 가맹점 대상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 판촉 행사는 7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한 개맹점 업주는 “수도권이나 외국인 관광지는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똑같은 광고료를 지급하고 상권에 따라 전혀 반응이 없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노인이 주 고객층인 동네는 돈을 버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가맹점 업주도 “100만원을 내려면 두 배를 더 벌어야 낼 수 있는 수준인데 그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뷔는 여자층에서는 엄청난 팬덤이지만 남자들에게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광고비 부담을 떠넘긴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가 광고 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의 광고비 60억원 가운데 절반을 가맹점주가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가맹점별 부담해야 할 월 분담액은 12만원, 연간 144만원에 달했다. 매장 유리에 붙일 스티커는 한 장 당 30만원에 팔았다. 당시 메가커피 가맹점주들은 크게 반발하며 '가맹점주협의회' 구성까지 추진했다.
이러한 가맹점주 반발을 의식한 메가커피는 지난 9월 신규 모델로 계약한 아이돌그룹 ‘있지(ITZY)’의 광고비를 전액 본사에서 부담하며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이와 같은 대형 모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해외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풀이도 나온다. 이미 지난해 메가커피가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것을 두고도 해외 사업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었다.
이런 가운데 컴포즈커피는 지난 9월 싱가포르 선텍시티에 해외 1호점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 당시 컴포즈커피 측은 싱가포르 매장은 직영점이고, 아직 해외 확장 개념은 아니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해당 매장은 시장테스트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 확장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모델을 사용하는 건 본사 인지도를 높여 가맹점주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가맹점주들도 톱모델 기용 효과를 오롯이 누릴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