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IT

초거대 AI 패권전쟁, 일반인공지능 AGI 등장 빨라지나

선재관 2023-12-12 05:00:00
초거대 빅테크 기업들의 대표 인공지능 일러스트=GPT 달리3

[이코노믹데일리] 오픈AI가 생성형 AI 챗봇 '챗GPT'를 내놓은 지 1년 만에 구글이 오픈AI의 GPT-4에 훨씬 앞서는 차세대 초거대 인공지능(AI)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하면서 AI 개발 경쟁은 크게 3개 진영이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긴급하게 열고 제미나이를 공개했다. 

업계에선 당초 11월 공개를 목표로 했던 제미나이가 좀더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오픈AI 이사진 쿠데타가 5일 천하로 끝나고 이를 계기로 마이크로스프트(MS)가 오픈AI의 이사진 참관인으로 본격 참여하는 등 시장판도의 변화가 일어나자 구글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메타 역시 같은 기간 IBM 등과 AI 동맹을 결성하면서 AI 주도권 경쟁은 3파전으로 갈라졌다.

이번에 공개된 제미나이는 지금까지 공개된 거대언어모델(LLM)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면서 오픈AI GPT-4와의 대부분 성능 평가에서 앞선다는 것을 강조했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성능과 크기에 따라 울트라·프로·나노 3가지 모델로 나뉜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을 동시에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고 코딩 능력까지 갖춘 '멀티모달 AI'다. 수학문제를 풀거나 틀린 추론과정을 지적,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을 주도했다.

 
구글 제미나이 구성도 [그래픽=Google]

구글은 이번에 기자간담회 공개때 가장 고성능인 제미나이 울트라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지금까지 나온 LLM 중 가장 강력한 모델로 평가된다.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의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하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이해 테스트(MMLU)에서 90.04%를 기록했다. 인간 전문가(89.3%)와 GPT-4(86.4%)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32개의 학술 벤치마크 기준 가운데 30개 항목에서 GPT-4를 뛰어 넘었다. 구글 측은 "인간 전문가 점수를 넘은 최초의 모델"이라며 "특히 수학, 물리학의 추론에 강하다"고 강조했다.구글은 제미나이 프로는 이날부터 AI 챗봇 서비스인 '바드'에 탑재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용해봐도 이전 바드에 비해 많이 똑똑해진것을 느낄 수 있다.

업계에선 "오픈AI는 1년 전 챗GPT를 출시했고 단숨에 AI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며 "챗GPT의 우수한 성능, 오픈AI 기술의 (AI) 업계 장악력에 허를 찔린 구글이 마침내 반격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프로를 탑재한 바드가 무료라는 점도 강조했다. 챗GPT의 무료 서비스는 구형인 GPT-3.5를 사용하지만, 역시 무료 서비스인 바드에는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프로를 제공하면서 오픈AI와의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가동하기 위한 AI 반도체 TPU v5p도 공개했다. 가장 AI 학습을 잘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하이퍼컴퓨터 아키텍처를 공개하면서 앞으로 'AI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공개하고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하는 MS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구글은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스마트폰용 제미나이 나노도 공개했다.

 
초거대 일반인공지능 AGI 일러스트=GPT 달리3

◆ 초거대 AI 패권전쟁, 빅테크들의 대반란 AGI 등장 빨라지나

구글은 지난 10년간 수많은 AI 기반 기술을 개발한 'AI 선도 기업'에서 오픈AI의 챗GPT 등장에 따라 한순간에 2등으로 밀려버렸다. 뒤바뀐 AI 주도권 회복을 위해 이번 제미나이를 그것도 내년초에나 출시 가능한 최상위 버전인 제미나이 울트라를 서둘러 공개했다. 빠르게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제미나이 공개 시점도 오픈AI가 지난달 샘 올트먼 CEO 기습 해임과 복귀, 이사회 해체 등으로 혼란한 때라는 점에서 나름 성공 했다는 평가다.

MS도 같은날 AI 종합 솔루션인 코파일럿에 오픈AI가 개발한 GPT-4 터보를 장착한다고 발표했다. 새 코파일럿에는 GPT-4 터보 모델뿐 아니라 이미지 생성기인 달리3, 검색엔진 '빙'을 위한 심층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사실상 챗GPT 유료 버전을 그대로 갖고 온 것이다. 이날 MS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현재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라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코파일럿에 광범위하게 통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구글이 장악한 검색 시장을 정조준했다.

구글의 이번 발표로 AI 경쟁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AI 후발주자인 메타는 IBM을 비롯한 AI 관련 기업 50개 이상과 손잡고 AI 동맹을 결성하며 추격을 예고했다. 구글, 오픈AI와는 달리 LLM을 오픈소스로 제공해 개방형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은 경쟁사 추격을 위해 AI 개발 속도를 지나치게 끌어올릴 뜻은 없다고 밝혔지만, 경쟁의 열기는 이미 뜨거워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제미나이가 인간 전문가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일반인공지능(AGI)에 가까운 AI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CEO를 축출한 배경에는 AGI와 관련된 연구 성과가 있었다는 보도도 이미 나온 바 있다. 당시 오픈AI 연구진은 이사회에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AGI를 발견했다고 경고했는데, 이후 AI 개발론자인 올트먼이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후발주자인 메타와 IBM은 50개 기관과 연대하는 방식으로 패권에 도전한 상태다. 지난 4일 메타와 IBM은 AI 분야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AI얼라이언스(동맹)'를 창설했다고 발표했다. AI동맹은 초거대 AI를 무료로 배포하는 오픈소스 진영의 도전장이다. AMD, 델테크놀로지스, 허깅페이스, 인텔, 오라클, 레드햇은 물론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코넬대·예일대를 비롯한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정부기관이 참여한다.

또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AI 스타트업 xAI도 떠오르는 혜성이다. 오픈AI를 공동 창업한 바 있는 머스크는 올해 7월 별도 AI 기업을 설립하고 '그록(Grok)'이라는 챗봇을 공개한 상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지난달 텍스트를 통한 의사소통으로 문서 요약과 자료 생성, 코드 작성 업무를 도와주는 기업용 생성형 AI 챗봇 '아마존Q'를 전격 공개했다. 구글 클라우드, MS 애저 같은 클라우드 분야 경쟁사가 잇달아 생성형 AI를 탑재하고 AI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차세대 AGI이 등장 시점도 앞당겨질 것도 보인다. 빠르면 3~5년 내 AGI가 눈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5년 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보다 앞서 3년 내에 AI 기술이 AGI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픈AI의 해임 사태로 AI 개발과 규제에 대한 논쟁이 증폭됐는데, AI 개발 속도를 제어할 글로벌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AGI 등장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AI 규제'를 둘러싼 패권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세계 처음으로 AI 기술 규제 법안에 합의했는데,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을 규제하는 내용도 담고있다. 이는 빅테크 기업이 없는 유럽이 미국에 AI 규제 주도권까지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