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3분기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0.49%, 0.51%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일 경우 해당 기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의 누적 이자비용은 8465억3000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09억67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1%나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 부채비율은 174%로 189%였던 지난 2분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2021년 말과 비교하면 늘어된 양상이다. 단기차입금도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7조5586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 규모는 올 3분기 말 8조402억원으로 급증했다.
단기차입금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으로 장기차입금에 비해 이자율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현금창출력과 채무상환력이 지난해 대비 모두 악화됐음에도 SK이노베이션이 단기차입금을 늘린 것은 대규모 투자 재원이 필요한 SK온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끌어왔다는 분석이다.
SK온은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중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비는 곳간을 계속해서 채워나가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SK온은 1년 동안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SK온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SK온에 '올인'했지만 SK이노베이션 기존 사업인 정유업계도 상황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함께 급락하면서 오는 4분기 실적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자를 상쇄 가능할 정도의 업황 회복은 내년 상반기께 돼야할 것"이라며 "SK온의 흑자전환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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