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보험사들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이 0으로 산출되는 상황에 처하자 최근 정부가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사가 해당 조치에 힘입어 '배당 잔치'에 나설 것을 우려해 금융당국은 과도한 배당 자제를 주문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IFRS17 도입에 따라 불거진 보험사 배당 축소(쇼크)를 막기 위해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 보험사에 배당가능이익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가져가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가능이익은 주주에게 실제 배당할 수 있는 이익을 말한다.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에 나선 데는 올해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증가했고 법무부가 상법 개정을 예고하면서 보험사 배당가능이익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배당 확대 가능성에 대해 금융당국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회사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무분별한 배당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상법 규정에 따라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은 순자산에서 자본·이익준비금과 미실현이익을 차감해 계산하게 되어 있다. 기존에는 보험부채를 원가로 고정해서 평가했기 때문에 미실현손익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IFRS17가 도입되자 해당 제도의 특성상 보험사 부채가 시가 평가돼 미실현손익이 매년 발생한다는 문제가 생기면서 배당 여력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커졌다. 자산과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의 구조상 금리 영향을 많이 받아 미실현손익 규모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가능이익이 0원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법무부가 지난 27일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할 때 미실현손익을 상계할 수 있도록 예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대로 추진되면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을 하지 못한 회사가 올해 배당을 늘릴 수도 있고 (보험사마다) 각자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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