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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역대 최저 출산율에 프리미엄 키즈 시장 급성장

박명섭 기자 2023-10-31 06:00:00

아동복 업계, 부모 고객 겨냥한 프리미엄 마케팅 활발

저출산 추세에 '텐포켓' 트렌드…'비싸고 좋은' 프리미엄 키즈 제품 선호

프리미엄 키즈 시장으로 외연 확장하는 이랜드글로벌의 아동복 브랜드 ‘밀리밤’ [사진=이랜드글로벌]
[이코노믹데일리] 출산율 감소로 인해 한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프리미엄 키즈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외동 자녀에게 부모와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고모까지 지갑을 여는 이른바 ‘텐 포켓(10 Pocket)’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싸고 좋은' 프리미엄 키즈 제품의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8월 출생아 수는 1만8984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798명(12.8%) 줄었다.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내려간 지난 7월의 출생아 수 1만9102명보다 118명 더 줄어든 수치로 2개월 연속 2만명을 밑돌고 있다.
 
이처럼 저조한 출산율과는 달리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전체 패션시장의 2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 9120억원에서 2022년 1조2016억원으로 약 32%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패션 시장 성장률 13%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 자녀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고가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백화점 프리미엄 키즈 상품군 매출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벌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몽클레르’ 패딩은 고가임에도 매 시즌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한 ‘디올’, ‘펜디’, ‘지방시’, ‘버버리’ 등 다수의 주요 명품 브랜드들도 프리미엄 키즈 트렌드를 겨냥해 만 5세에서 13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백화점 키즈 상품군 매출 올해(1~9월) 5~20% 상승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키즈 상품군 매출은 올해(1~9월) 5~20% 상승했다. 겨울 아우터 등 금액대가 높은 상품이 주로 판매되는 4분기는 매출 상승세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키즈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신장한 가운데 유아동 자녀를 둔 젊은 인구가 밀집한 잠실, 동탄 지역 점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잠실점과 동탄점의 키즈 상품군 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20%, 10%씩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키즈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5.5%다.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15.8% 늘면서 전체 키즈 상품군의 매출 상승을 이끌었고, ‘베이비디올’, ‘펜디키즈’, ‘버버리칠드런’ 등 명품 브랜드의 키즈 상품 매출은 평균 20%대 신장 추세를 보였다. 명품 외에도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많아 올해 ‘파타고니아키즈’, ‘보보쇼즈’, ‘닥스베이비’ 등이 추가 입점했다.
 
현대백화점의 키즈 상품군 매출은 20.7% 늘었다. 지난 2월 압구정 본점에 문을 연 ‘베이비 디올’, 판교점에 개장한 ‘펜디 키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아동 명품 상품군 매출은 같은 기간 33.5% 증가했다. 판교점과 무역센터점에는 프리미엄 아동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쁘띠따쁘띠’매장을 여는 등 계속해서 아동 프리미엄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국산 아동복 브랜드 ‘밀리밤’, 프리미엄 키즈 시장으로 외연 확장 가속화
 
이같은 트렌드에 프리미엄 키즈 시장으로 외연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국산 아동복 브랜드도 있다. 이랜드글로벌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엄마들이 선호하는 유럽풍 감성과 브랜드 고유의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추가 출점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유럽풍 아동복 브랜드 ‘밀리밤’으로 공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
 
밀리밤은 2세부터 8세 남녀 어린이들을 위한 트렌디 편집숍으로, 편안한 착용감에 시즌별로 자체 개발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디자인에 녹여 아이들 ‘등원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밀리밤은 지난 2016년 론칭 이후 자체 유통 채널과 온라인 채널에서 브랜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지난해 외부 출점 매장들은 매출이 1.5~3배까지 성장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19일에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고객 중심으로 매장을 재설계한 차세대 모델 매장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랜드글로벌은 밀리밤 외부 출점 성공 요인으로 브랜드의 인기에 더해, 유아 동반 고객이 방문하기 편하도록 복합 쇼핑몰에 새롭게 출점한 전략이 통했다고 밝혔다.
 
11번가 키즈 전문관 ‘키즈키즈’ 론칭 [사진=11번가]
◆이커머스업계도 명품·뷰티에 이은 주력 상품군은 ‘키즈 상품군’
 
이커머스업계에서도 명품, 뷰티에 이은 주력 상품군으로 키즈 상품군에 공을 들이고 있다. SSG닷컴에 이어 롯데온이 키즈 전문관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11번가도 키즈 전문관을 론칭했다.
 
11번가는 아이 한 명에게 집중 투자하는 트렌드와 엄마가 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 출생)들의 가치 소비 경향에 착안해 최신 키즈 트렌드 상품을 빠르게 살펴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키즈 전문관 ‘키즈키즈’를 지난 17일 론칭했다.
 
키즈키즈는 일과 육아로 바쁜 요즘 엄마들을 위해 유아동부터 10대 초반 어린이들을 위한 패션 브랜드와 상품을 폭넓게 소개하고, △키즈여아 △키즈남아 △주니어여아 △주니어남아 4가지 카테고리로 세분화해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트렌드 아이템’을 통해 키즈 패션 카테고리 10대 인기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객 반응이 좋은 상품들을 소개하고, 육아 커뮤니티와 SNS에서 개성 있는 스타일과 가성비로 입소문을 얻고 있는 인기 소호몰과 협업한 ‘스타일링’ 코너도 선보인다.
 
11번가는 소중한 아이 한 명에게 집중 투자하는 트렌드와 엄마가 된 밀레니얼 세대들의 가치 소비 경향이 맞물리면서 키즈 상품을 더욱 깐깐하게 고르는 추세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부모들은 대부분 한 자녀만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보다는 품질과 브랜드를 더 따진다”라며 “아동복 뿐만 아니라 장남감이나 가방, 신발 등 여러 생활용품까지도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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