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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동결에 또 동결" 금리 인하 언제?…내년 상반기도 불투명

신병근 기자 2023-09-28 06:00:00

美 긴축기조 여전…韓 연중 3.50% 동결 무게

"내년 상반기 상승…기준금리 인하는 3Q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발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준금리 향방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점치고 있다. 5연속 3.50% 동결 행보를 보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스탠스와 관련, 업계는 당초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가 내릴 것으로 바라봤으나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더해지자 전망 시기를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당사의 기존 전망은 내년 3분기로 수정됐다. "더욱 공고하게 더 높게 더 오래"를 내세운 미국 통화정책을 이 같은 수정 전망의 요인으로 제시했다.

더욱이 국내 역시 물가인상(인플레이션) 궤적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따랐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과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도 CPI 3% 이하 진입이 쉽지 않으며 근원 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겠으나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또 미 연준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시장금리는 연중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지난 19~20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50%(상단)로 동결하면서도 앞으로 남은 FOMC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핵심이다.

국내 역시 미국 경제 여파가 절대적인 상태에서 고금리 환경은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에 파생한 시장금리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겠지만, 시장금리는 지난 4월 이후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고금리가 1년 이상 유지되기보다는 내년 하반기부터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내년 2분기까지 앞으로 9개월 정도는 시장금리가 소폭이나마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과 미국 모두 내년 3분기쯤 정책금리가 내려가긴 하겠으나 인하의 폭이 미미해 수년간 고금리가 유지된다고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안전 자산인 예금에 관심이 높은 고객에게 내년 중 금리 정점 시기가 도래할 경우 이때 장기 고정형으로 갈아탈 것으로 조언한다. 만기를 3개월 이내로 짧게 운용하면서 상품 조건을 수시로 따져보라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3개월 이하 정기예금이나 3개월 만기 전자단기사채, 1년 이하 만기 남은 할인채, 증권사 CMA 등을 제시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예금이나 채권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소비자라면 아직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단기금리에 대한 투자를 연장하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유행하는 만기 3~5년 정기예금, 신종자본증권, 저축보험 등 장기 고정금리형 상품의 경우 내년 3분기 전후 시장금리가 정점을 찍는다고 판단하면 그때 갈아탈 것을 권했다.

돈을 빌린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로 갈지, 변동금리를 갈지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택담보대출을 기준으로 보면 고정금리에 방점을 찍을 경우, 당분간 금리 상승 속에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우선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향후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그때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면 된다"며 "중도상환수수료는 통상 대출 후 3년이 지나면 면제인데, 수수료와 금리 하락에 따른 이익을 비교해 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반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라는 측은 장기적 시각에서 금리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다소 길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며 "신용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같이 대출 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변동형과 고정형 중 신청 시점에 금리가 낮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며 "짧은 기간 안에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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