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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자동차·철강업계, 올해 임단협 핫 키워드는 '정년 연장'

장은주 기자 2023-08-30 18:04:35

현대차·포스코·현대제철 노조, 정년 연장 요구

현대차, 임단협 난항 지속...노조 "특근 거부"

포스코·현대제철도 협상 장기화 조짐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23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쟁의(파업) 발생 결의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사진=현대차 노동조합]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업계 총파업 가능성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조가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 카드를 꺼내면서 주요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30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간부직원 출퇴근 투쟁, 전 조합원 특근 거부, 단체협상을 제외한 모든 사측과의 협의 중단 등 투쟁 방향을 확정했다. 

노조는 우선 대의원과 현장위원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9월 4일부터 출퇴근 투쟁을 펼치고, 필수 작업을 제외한 모든 특근도 전면 중단할 것을 결의했다. 또 단협을 제외한 사측과의 협의와 공사, 교육을 거부하며 사측의 조합원 협박 등 부당노동행위 적발 시 강력한 보복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부터 17차례에 걸쳐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으며, 지난 25일에는 찬성률 91.76%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28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올해 임단협에서 현대차 노조는 정년 연장을 최우선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노조가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66.9%)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의제로 정년 연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측은 정년 연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 노조만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주요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조도 정년 연장을 주요 쟁점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13.1%의 임금 인상, 포스코홀딩스 주식 100주 지급 등 요구안과 함께 기존 60세인 정년 기간을 61세로 연장해 달라 요청했다. 이를 수용하지 못한 사측과 노조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향후 포스코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을 통해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투표가 가결되면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제철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최대 매출 특별성과금 580만원,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정년 연장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노사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기업들은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임단협 장기화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 측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사측도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도 "노사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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