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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삼단봉 소지하고 경비 요원 늘려도…백화점 안전 우려 여전

김아령 기자 2023-08-07 18:28:19

롯데·신세계·현대, 용역 하청 업체 직원 채용

전문 훈련 받은 경호인력 아냐…신속 대응 미흡 우려

공권력 없어 물리력 행사 불가…실질적 보안 강화 의문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주변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분당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백화점 업계가 서둘러 보안 강화에 나섰지만,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별로 현장 보안·안전 요원을 확대하고 점포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비에 나섰지만 대부분 용역하청 업체가 뽑은 인력들로 실제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공권력이 없다. 또 일부 백화점은 ‘초보’도 경비요원으로 일할 수 있어 신속 대응이 미흡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일어난 백화점 주변은 경기남부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공공장소인 상가(백화점)에서 사건이 발생한 데 시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백화점 업계도 때아닌 비상이 걸리자 보안 강화에 나섰다. 롯데유통군은 대형 사업장이 많은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각 사별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현장 안전 요원은 그 수를 늘려 방검복과 삼단봉 등을 소지하게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평소보다 보안인력을 20~30%가량 늘리는 한편, 인근 경찰서 및 파출소와 연계해 경계 태세를 갖췄다. 주요 출입구에 보안근무자를 배치하고 매장 순찰을 강화했다. 폐쇄회로(CC)TV 상황실 모니터링을 강화해 거동 수상자에 대한 실시간 감시 체계도 구축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점포별 안전요원에게 삼단봉 등 안전용품을 지급하고, 출입구나 고객 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했다. 또 고객들이 안전 요원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끼를 착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백화점 대부분의 보안·안전 요원의 경우 직고용이 아닌 용역하청 업체에서 파견된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 훈련을 받은 경호인력이 아니다. 보안요원의 주 업무는 백화점의 문단속과 질서유지, 안전상황 점검 등으로 구성돼 ‘초보’도 업무 참여가 가능하다.
 
한 용역 업체가 올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 보안요원 공고문 화면 [사진=알바천국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일각에서는 실제 상황 시 경찰 출동 이전까지 경비·안전요원들이 초동 대응을 맡아야 하는데 신속한 고객 대응이 가능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이들은 일반 직원으로 공권력이 없어 방범봉을 소지해도 피의자에게 물리적 행동을 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백화점 업계가 경비·안전요원을 늘린 이유는 외부로부터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지만, 실질적인 안전사고 대비에 소홀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청업체 파견이 아닌 직고용 형태나 전문 경호업체 파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보안업체 직원은 경찰이 오기 전 고객을 대피시키고 상황을 알리는 정도의 업무”라며 “삼단봉 소지는 본인 안전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정지을 순 없지만 다른 백화점들도 아마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대응 방안은 향후 상황을 보고 다시 논의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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