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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올여름 역대급 '강한 놈'이 온다"...전 세계 달구는 '슈퍼 엘리뇨'

박경아 기자 2023-07-04 06:00:00

세계기상기구(WMO), "올해 지구 온도 역대 최고 기록 깰 가능성"

기후변화에 AI로 대응하는 우리나라…기후위기 취약계층 보호 강화

 
인도에서는 지난 4월 뉴델리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등 이른 폭염이 닥쳐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지난달 살인적 폭염으로 1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한 인도 남성이 수돗물을 얼굴에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AFP연합]
[이코노믹데일리] [이코노믹데일리] 기상이변으로 올여름 역대급 '슈퍼 엘리뇨' 현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폭염과 홍수가 번갈아 발생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 여름 갑작스런 폭우를 피하지 못해 반지하 참사를 빚은 서울, 오산 등은 차수막 설치 등에 나서고 역대급 폭염에 환경부는 인공지능(AI)을 동원한 대응에 나선다. 유엔 등이 올 여름 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 미주 지역까지 세계 곳곳이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 “올해 역대 최고 지구 온도 기록” 전망

‘슈퍼 엘리뇨’란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전 지구적 기상이변을 불러오는 현상으로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최소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미 지구촌 곳곳이 이상 기온으로 폭염이 덮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월 초 발표한 기후 전망에서 올해 엘니뇨로 전환될 가능성을 △5~7월 사이 60% △6~8월 사이 70% △7~9월 사이 80%로 봤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슈퍼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란 이중고(double whammy)로 지구는 역대 가장 뜨거운 해를 보냈는데 다시 올 들어 지난 6월 동태평양 바다 온도가 섭씨 0.5도 이상 상승하며 슈퍼 엘리뇨 현상이 시작돼 각국이 비상이라는 것이다. 유엔 역시 온실가스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2023~2027년이 역대 가장 무더운 5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열돔'에 시달리는 미국·멕시코···멕시코 지난달 폭염 사망자 110여명

미국 중남부에서는 수 주째 열돔 현상으로 수 천만 명이 한낮 기온이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더위는 미국 텍사스와 멕시코 일부 지역에 형성된 열돔 현상 때문으로 분석됐는데 열돔은 고기압 대기층이 고온의 공기 덩어리를 가두는 현상이다.

멕시코에서는 올해 폭염으로 벌써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합뉴스가 이들 통신을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보건 당국이 6월 12~25일 폭염과 관련해 1000여건의 응급상황이 발생, 104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4~5월 폭염 사망자를 포함하면 전체 사망자는 112명으로 2022년 통계의 거의 3배였다. 멕시코에서 초여름인 6월 이 같은 폭염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통상 6월 중순께 시작되던 장마가 늦어지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뉴델리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 휴교령이 내려진 인도에서는 지난달 일부 지역 기온이 47도까지 오르는 폭염으로 1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YTN이 전했다. 인도 당국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열사병으로 숨졌는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 CNN방송은 인도 인류정착연구소 선임연구원 말을 인용,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보건 시스템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 지에 달렸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인도는 기후 위기의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그나마 선진국들은 폭염 대책을 속속 수립하고 있다. 스페인이 올여름 평균보다 덥고 남부 지방 최고 기온이 섭씨 44도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자 스페인 정부는 극단적 기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보건·기후변화 관측' 부처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폭염 사망 방지 캠페인을 펼치기로 하고 관련 웹사이트를 개설했으며 폭염 임박 시 경고 발령 등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후재난 예방에 AI 도입하는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폭염도 문제지만 국지성 폭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인근을 찾아 도시침수 피해 방지를 위한 도림천 AI 홍수예보 시범운영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환경부는 도림천 시범운영 결과를 반영해 전국 단위 AI 예보 플랫폼을 연말까지 구축, 내년부터 전국 223개 지점에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의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의 일환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이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구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지난달 28일 대구 중구 대봉동 인도에 설치된 쿨링포그 사이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우선 기후 감시·예측 시스템을 보다 과학화하고 적응 정보 대국민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의 인구·에너지 사용 등 추이까지 고려해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를 개선하고 이를 토대로 읍·면·동 단위 상세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제공한다. 또 기후재난 극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소하천 범람 대비 설계빈도를 100년에서 200년으로 상향하고 댐-보-하굿둑 운영을 연계하고 대규모 저수지(500만㎡)뿐만 아니라 중·소규모 저수지(30만㎡)까지 치수 능력을 보강한다.

또한 AI 홍수예보 시스템을 도입해 예·경보를 3시간 전에서 6시간 전으로 앞당기고 기상가뭄 정보도 3개월 이상으로 확대한다. 돌발·극한 호우 정보는 기상청이 직접 휴대전화 문자로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이 밖에도 폭염 및 홍수에 취약한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를 실시해 보호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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