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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창간 5주년 특집] 현대모비스, 미래車 부품 경쟁력 품고 '매출 자립' 속도

장은주 기자 2023-06-29 06:00:00

연 매출 70%가 현대차·기아, 그룹사 의존 탈피 과제

3년간 연구개발비 증가세…고객사 다변화 기틀 마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에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e-코너' 시스템이 탑재된 모습[사진=현대모비스]


[이코노믹데일리] 디지털 3.0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동차 산업보다는 '모빌리티 산업'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단순히 표현이 바뀐 데 그치지 않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담당하는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 현대자동차그룹 부품·모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디지털 3.0 시대 모빌리티 핵심인 전동화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발맞추는 동시에 오랜 숙제인 그룹사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옛 현대정공에서 이름과 사업 내용을 바꿔 2003년 본격적으로 출범한 이후 현대차와 기아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매출 대부분을 그룹사에서 끌어오며 몸집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역으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매출 자립'에 나선 현대모비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을 새로운 고객사로 맞아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수주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벽은 높았다. 독일 보쉬와 ZF, 컨티넨탈AG, 일본 덴소, 캐나다 마그나 등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틀어쥔 기업을 대체하기는 어려웠다. 현대모비스는 중앙통합스위치(ICS), 지능형배터리센서(IBS) 등 부품을 각각 GM과 다임러에 공급하는 성과도 냈지만 매출 비중에 변화를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현대모비스로서는 전동화와 자율주행이 매출 성장과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로 여겨진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는 미래차는 부품 상당수가 내연기관차와 다르다. 자동차를 만든 경험이 전무한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한 것처럼 부품 업계에서도 순위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해외 수주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46억5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를 수주했다. 2021년 25억 달러(2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85.3% 성장한 규모다. 회사 측은 글로벌 현지 생산 거점 구축과 고객사에 특화된 영업 조직을 구성해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펼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6일 경기 용인시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데이 행사에서 올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기장치 분야에서만 2조3900억원에 이르는 해외 수주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모듈과 부품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실적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도는 목표치를 잡았다고 전해진다.

디지털 3.0 시대에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현대모비스가 집행한 연구개발비는 2020년 1조12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3709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연속 투자 규모를 키워가면서 신기술을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발간한 2023년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지난해 신규 특허 출원 건수는 41%, 특허 보유 건수는 61% 각각 증가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 내놓은 'e-코너' 시스템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e-코너 시스템은 차량의 네 바퀴에 각각 조향 모터를 달아 자유자재로 방향 전환이 가능한 모듈이다. 당시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crab) 주행과 제자리에서 도는 제로 턴(zero turn)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받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해외 매출 증진을 위해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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