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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장은주의 여車저車] 쉐보레, 국민차 대표 주자 '대우차'를 꿈꾸다

장은주 기자 2023-06-17 20:33:24

대한민국 최초 경차 '티코' 국민차로 자리매김

라노스·누비라·레간자...대우 전성기 도약 견인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우...내수 부진에 진통

쉐보레 트랙스 CUV 출시로 재도약 한 발짝

한국지엠이 올해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모습[사진=쉐보레 홈페이지]

[이코노믹데일리] 경차 시장의 시작을 알린 '티코'부터 '레간자'까지 국민차 대표 기업 '대우자동차'는 대한민국 자동차 보편화를 이끌던 기업이다. 대우자동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한국지엠의 쉐보레가 크로스오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대우자동차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됐다.

◆만 30세 경영인의 꿈 대우그룹 탄생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31살의 나이에 협력사였던 대도실업의 '대'와 자신 이름의 '우'를 딴 '대우'라는 사명을 내걸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한 대우그룹은 1969년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 지사를 설립했고 1975년 대표적인 종합상사로 거듭나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출 창구 역할을 해냈다.

대우그룹은 1978년 ‘신진자동차공업’을 모태로 하는 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을 인수하고 1983년 새한자동차의 경영권을 완전히 넘겨받으면서 새 출발에 나섰다.

◆'국민차' 대명사…대우자동차 전성기

1986년 대우자동차는 전륜구동차 '르망'을 출시했다. 르망은 최고속도 185킬로와트시(km/h), 최고출력 120마력을 뽐내며 1997년 단종될 때까지 총 105만2353대가 팔리는 인기를 누렸다. 또 북미시장에서는 조립생산 모델이었음에도 국내 차량 최초 '우수 품질차량 TOP5'에 뽑히는 등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91년 대우자동차는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 '티코'를 출시해 다시 한번 이목을 사로잡았다. 엔진배기량 796cc에 길이 3340mm, 무게 640kg에 작고 귀여운 차체와 2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첫 해 판매량 3만1000여 대로 화려한 데뷔를 치렀다. 이후 1995년 승용차 판매 4%를 점유하며 국민차로 자리매김했다. 

대우자동차는 1990년 중반부터 기술 개발 부서를 확장하고 본격적으로 파워트레인 개발에 나서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대우자동차를 전성기로 이끈 대표 모델은 독자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소형차 '라노스', 준중형차 '누비라', 중형차 '레간자'가 있다. 1998년 상반기 대우자동차는 현대자동차를 누르고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미국 수출과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에 자동차 공장을 세우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당시 미국으로 수출된 라노스와 레간자는 2000년대까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 내 자동차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소형차 5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원하지 못한 대우의 성공가도

국내외 자동차 시장의 추세를 이끌던 대우자동차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모기업 대우그룹이 경영 위기로 2000년 최종 부도 처리를 맞고, 2002년 대우자동차가 지엠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엠에 인수된 대우자동차는 2002년 지엠대우로 새로운 길을 도약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판매 부진에 2011년 '대우'라는 명칭을 완전히 떼고 사명을 '한국지엠'으로 변경했다. 또한 브랜드 '쉐보레' 도입으로 이미지 변신을 약속했다.

이후에도 현대차를 위협하던 대우자동차의 위상과 달리 한국지엠은 내수 부진을 겪으며 위태로운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 5월 2022년 동월 대비 154.9% 증가한 4만19대를 판매하면서 재도약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1~6월)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경계를 없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하면서 국내외 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지엠이 크로스오버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면서 업계에서 기존 SUV가 아닌 크로스오버 차량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국지엠에서 대우자동차의 흔적은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됐다. 다만 크로스오버 모델 열풍을 일으킨 한국지엠의 도전은 국민차를 만들어 자동차 시장을 확장하던 전성기 시절의 대우자동차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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