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내년 6월 경북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파일럿(시험생산) 설비를 착공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철광석 가루와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연료의 최대 90%를 수소로 대체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전 세계 철강사들이 주목하는 기술로 꼽힌다.
수소환원제철소는 연 30만t 규모로 오는 2026년 준공 예정이다. 2030년까지 기술 개발을 마치고 2050년 '넷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부지가 부족한 탓에 바다 132만2300여 ㎡를 매립해 공장 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포스코는 용지 확보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의견 청취·합동설명회를 열었지만 지역 주민 반대 여론이 급물살을 타면서 파행됐다. 주변 연안을 매립하면 어업권 등 생존권이 침해된다는 이유에서다.
포항환경운동연합영일대해수욕장상가번영회, 경북사회연대포럼 등 '포항제철소5투기장반대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공유수면을 매립해 해양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지역발전협의회는 "기업친화적 방향에서 산업 용지 확보를 위한 신속한 행정절차가 시급하다"며 "포항에 20조원을 투자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맞섰다.
이에 포스코 측은 주민 설명회를 다시 열어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건립을 위해 넘어야 할 수많은 산 중 최우선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정부 목표에 맞춰 오는 2030년 10%, 2040년 50%의 탄소배출량 감축 계획을 세웠다"며 "저탄소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해 나가는 과정을 잘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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