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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여의도 휩쓴 檢바람…尹 특사 한동훈호 금융범죄수사 급물살

박이삭 기자 2023-05-25 04:00:00

합동수사단 1년…김남국 수사 가속, 존재감↑

루나·테라사태 이어 주가조작 수사 '초긴장'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1. "화장실 갈 시간조차 빠듯해요."
다단계 주식조작 사태 수단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를 둘러싼 금융당국발 전방위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간 CFD 계좌를 제공해 온 A증권사 한 임원은 24일 현재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그는 당국의 자료 요청이 쉴 새 없이 들어온다며 전전긍긍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는 건 당국과 공조 중인 검찰이 수사 속도를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2.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관련 수사력을 높이고자 본래 수사를 배당받은 형사6부 외에서 인력을 충원했다. 코인 관련 수사를 중점적으로 담당한 금융조사1부 인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이 밖에 부서를 막론하고 금융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검사·수사관들도 수사에 투입된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분야에서 수사 인력이 부족하지만, 이른바 '김남국 사태'에 쏠린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해 인력 보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부활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간 굵직한 이슈 몰이에 성공하며 금융가를 초긴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남국 의원 수사의 경우,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가 총력을 기울이면서 여의도 정치에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코인 의혹 심사대 오른 김남국…檢, 입증 '촉각'

전날 법무부는 임시기구에 머물러 온 합수단을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합수부)'로 정식 직제화하는 동시에 단성한 현 합동수사단장을 보임한다고 발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합수단 출범 후 첫 직제화로 인력·예산 지원 등이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의도 국회는 물론 금융투자업계 관심은 현시점에서 수사 대상에 오른 김 의원에게 모아진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김 의원이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로부터 '공짜 코인' 또는 미공개 대가성 정보를 얻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클레이스왑 운영사 '오지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의원은 에어드롭, 즉 마케팅 일환으로 투자자에게 공짜 코인을 주는 방식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의혹에 "에어드롭은 클레이스왑이라는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현직 의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접근 가능한 서비스였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 의원이 '위믹스' 가상화폐를 신생 코인과 교환한 건에 대해서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투기성이 강한 신생 코인 정보를 미리 알고 시세 차익을 노려 코인을 교환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특히 김 의원이 가졌던 최소 6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위믹스 코인)가 증권의 성격을 갖느냐에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 역시 위믹스 코인에 증권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검찰이 전제한 해당 코인의 증권성이 입증되면 주식 관련 범죄를 다루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김 의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여야 만장일치로 국회의원 당선인 재산에 가상자산도 기재케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의원의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가상화폐를 포함시켜 의정 활동에 발생할 이해충돌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서다.

◆'여의도 저승사자' 한동훈 취임 즉시 화려한 부활

앞서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처음 조직된 합수단은 다음해 서울남부지검으로 자리를 옮겨 각종 금융범죄를 전담해 왔다. 합수단은 2020년 1월까지 965명 기소·346명 구속 등 공적을 쌓으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2020년 1월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직접 수사 부서 축소 방침' 지시로 합수단은 전면 폐지됐다. 남부지검 금융조사1·2부로 위상이 축소된 합수단은 작년 5월 한동훈 현 법무부 장관 취임에 발맞춰 2년여 만에 되살아났다.

당시 취임식에서 한 장관은 "우선 당장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합수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 발을 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민에게 피해를 주는 범법자들은 지은 죄에 맞는 책임을 질 것이라며 룰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을 시장참여자에게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합수단은 작년 5월 발생한 '루나·테라 가상화폐 폭락 사태'를 수사하며 핵심 인물로 거론된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출범 이래 가상화폐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첫 사례다.

◆"불법수익 끝까지 추적한다" 라덕연 일당 '쾌속 수사'

최근 합수부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과 연합해 주가 폭락 사태 주동자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를 구속한 데 이어 관련 측근들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합수부는 라덕연의 투자금을 관리한 장모씨 주거지에 수사 인력을 급파해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 장씨는 라씨와 함께 △투자자 정보 관리 △투자금·정산금 정보 취합 △매매 스케줄 관리 등을 도맡은 핵심인물이다.

이렇듯 주가조작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한편 불공정거래 대책에 대한 검찰 내 확고한 의지도 재차 천명되고 있다.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은 자본시장 범죄 대응에 있어 골든타임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유관기관 간 체계적인 정보공유, 신속한 대응 시스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불공정거래에 상응하는 엄정한 법집행에서 더 나아가, 불법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고 환수해 범죄자들이 더 이상 자본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석조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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