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집값 하락 폭이 줄어들고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급매물 위주의 거래이긴 하지만 서서히 매수자들이 반응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선 다시 수억원씩 호가가 오르면서 시장에선 "여기가 집값 바닥이 아닐까"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정부의 규제 완화 혜택을 챙기려는 추세가 작용해 2030세대의 주택 매수세가 다시 늘고 있는 모습이다.
집값 바닥론의 근거는 최근 발표된 여러 조사 지표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주택가격은 하락했지만 낙폭이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4월 10일 조사 기준)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포함) 평균 매매가는 전월 대비(이하 모두 전월 대비) 0.55% 하락했다.
올해 1월 1.19% 떨어진 이후 2월(-0.67%), 3월(-0.65%)에 이어 이달까지 3개월 연속 낙폭이 줄어든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 0.97%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낙폭이 감소했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은 각각 0.05%, 0.02% 하락했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에서도 마찬가지로 모두 내림 폭이 줄었다.
전국 주택 전셋값도 지난달 0.71% 하락했지만 낙폭은 둔화됐다. 서울(-0.72%), 인천(-0.95%), 경기(-0.93%) 모두 하락했으나, 지난달보다 수도권(-1.15% → -0.86%) 낙폭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가격 대폭 하락(5% 이상 하락) 거래 비율도 줄어 ‘집값 바닥론’에 무게를 실었다.
최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3월 기준 '5% 이상 하락 거래' 비율은 29.31%로 지난해 6월(27.56%)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30% 이하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대폭 하락(5% 이상 하락) 거래 비율도 3월 기준 29.46%로 지난해 6월(23.93%) 이후 30~50%대를 기록하다 9개월 만에 20%대에 진입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5% 이상 대폭 상승한 거래 비율은 25.23%로 전월 대비 1.04%포인트(p) 상승하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5% 이상 상승 거래량은 2월 6956건에서 3월 7471건으로 늘었다. 5% 이상 상승 거래량이 7000건을 넘은 것은 지난해 5월 7750건 이후 10개월 만이다.
서울의 5% 이상 상승 거래 비율은 18.97%로 전월 19.62%보다 0.65%포인트(p) 줄었다.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매수도 심상치 않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을 매매한 외국인 수는 1170명으로 2월(906명)보다 29.1% 증가했다. 한국 부동산을 구매한 외국인 수가 1000명대를 넘긴 것은 지난해 12월(1014명) 이후 3개월 만이다.
한때 한국인 부동산 쇼핑을 이끌었던 중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최근 집값 바닥론이 등장하면서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를 두고 집값 반등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현재 서울 강동, 송파 등 일부 지역 및 단지에서의 가격 바닥 인식이 확산되면서 아파트값 낙폭이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급매물 소진 후 오른 호가에 관망을 보이는 매수자들이 상당수여서 시세 반등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대폭 하락한 작년에 비해서 아파트를 보러 오는 손님이 많아지긴 했다"며 "호가는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아직 매매계약이 활발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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