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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신세계·현대·롯데百, 명품 이어 '아트' 판 키운다

김아령 기자 2023-05-09 05:00:00

신세계백화점이 오는 21일까지 본점과 강남점에서 '블라썸 아트페어'를 진행한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이코노믹데일리] 명품에 사활을 걸던 국내 백화점 3사가 미술품(ART)에 빠졌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 소개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럭셔리한 취향을 가진 고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백화점의 실적을 견인했던 명품 시장 성장세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주춤하자 고가의 작품을 다루는 ‘미술 시장’이 새로운 대안책으로 떠올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이 퐁피두 센터와 손잡고 오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라울 뒤피' 전시를 선보인다. [사진=현대백화점]

 
◆ MZ세대도 꽂혔다…작년 미술품 판매액 1兆 돌파
 
백화점 업계가 아트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큰손들이 미술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다. 미술품은 문화적 욕구 충족에다 재테크까지 결합돼 선망되고 있는 문화산업이다. 5060세대가 미술품 시장의 주요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까지 수집가의 연령 폭이 넓어졌다.
 
4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품의 유통 시장 판매액은 1조377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이는 지난 2021년(7563억원) 대비 무려 37.2% 성장한 수치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작년 공개한 ‘한국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 보고서를 보면 MZ세대 전체 구매자 가운데 최근 3년간 구매한 미술품 가격 총합이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인 구매자 비중은 11.1%, 5억원 이상은 2.7%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를 겪는 기간에도 구매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경매 기록 등 작품 정보를 찾아보며 구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 업계도 수요 선점을 위해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한편,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화가의 특별전이나 자체 아트페어를 개최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백화점 내 갤러리를 선보인 신세계는 서울 중구 본점을 비롯해 광주점 등 전국 6개 점포를 통해 예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2020년 강남점 리뉴얼과 함께 문을 연 ‘아트스페이스’의 경우 약 250여점의 미술품을 상설 전시하고 매달 100여점을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엔 광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의 이름을 ‘아트 앤 컬처 파크’로 바꿔 신축·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름에서부터 아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테리어는 물론 공예품, 오브제 등을 투자목적으로 사고 파는 젊은층이 늘어나자 최근에는 온라인 갤러리 강화는 물론 NFT(대체불가 토큰)를 직접 제작해 모바일 앱에서 판매하는 등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대형 아트페어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2월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2022년 BAMA(부산 국제 화랑 아트페어) 프리뷰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점과 선의 대가’ 이우환, ‘미국 팝아트 선구자’ 앤디 워홀, 호박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 등 예술 거장의 작품 160점을 선보였고 약 3만명이 관람했다. 같은 해 3월에는 더현대 대구에서 ‘아이다프(iDAF) 프리뷰전’을 진행해 국내외 예술 거장들의 작품 380여점을 전시했다. 이어 8월에는 한국화랑협회와 국내 미술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 한국 국제 아트페어) 서울’에 함께 참여했다.
 
이달 17일부터 오는 9월 6일까지는 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관 ‘조르주 퐁피두 국립 예술 문화 센터’와 손잡고 더현대 서울에서 20세기 미술 거장으로 꼽히는 프랑스 작가 라울 뒤피의 작품을 선보인다. 퐁피두센터의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중인 회화·판화 등라울 뒤피의 대표 작품 130여점이 전시된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에만 서울 본점과 잠실점 등 6곳의 아트 갤러리를 통해 국내외 작가 150여명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특히 작년 5월 국내 최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아트부산’ 기간에 맞춰 자체적으로 ‘롯데 아트페어 부산 2022’를 진행해 주목을 끌었다.
 
행사에는 롯데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싱가포르의 현대미술 갤러리 ‘해치 아트 프로젝트’, 아시아 최대 화랑 ‘탕 컨템퍼러리아트’ 등이 참여했으며 추상미술 거장이자 ‘물방울 화가’로 불리는 김창열,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우웨이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도 업계 내 아트페어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달 3~6일까지 ‘롯데 아트페어 부산 2023’을 개최했다. 40여개의 갤러리 및 브랜드가 참여해 총 500여개의 작품이 공개됐다.
 
앞서 올 초엔 본점에 유명 그래픽 아티스트 채병록 작품인 대형 토끼 조형물을 설치했고, 지난달엔 에비뉴엘 잠실점에 세계적인 건축가인 켄고 쿠마의 설치작품 ‘SU:M(숨)’을 설치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시그니엘 부산에서 '롯데 아트페어 부산 2023'을 개최했다. [사진=롯데백화점]


◆ 차별화된 아트 사업 위해 전담 조직 확대
 
백화점 3사는 아트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경력 10년 이상의 큐레이터로 구성된 갤러리 전담 조직을 갖추고 전시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갤러리 담당 조직을 3개팀(ART MD팀, ASSET팀, 콘텐츠팀)과 관리파트로 세분화하고 인력도 기존 담당 이하 19명에서 25명까지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문화·예술·공연·전시 등 문화 콘텐츠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문화콘텐츠팀’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는 아트페어와 협업을 강화하고자 큐레이터 3명이 포함된 ‘콘텐츠TF’를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좀 더 수준 높은 아트 사업을 선보이기 위해 2021년 아트콘텐츠실을 신설했다. 당시 프랑스계 글로벌 화랑인 오페라갤러리의 서울 디렉터를 거쳐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해온 미술 전문가 김영애 씨를 상무로 영입했다. 초기 7명으로 시작한 아트콘텐츠실 규모는 전문 인력을 보강하며 현재 10여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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