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부 고위직 출신 민간 금융그룹 회장에 쏠렸던 '관(官)피아' 논란이 완전히 수그러졌다. 오직 실적으로 말하는 금융권 관례상 역대급 순익이 일각의 비관을 잠재웠다. 특히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과 딱 맞아떨어진 소비자 지원 방안은 국민 체감도를 높이며 업계 전반을 선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임종룡(65)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석준(65) NH농협금융그룹 회장에 관한 총평이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장을 각각 역임한 바 있다. 모두 장관(급)에 해당한다. 3일 현재 이들이 키를 쥔 각 그룹 체질 개선에 가속이 붙었다는 호평이 쏟아진다.
◆컨센서스 상회한 첫 성적…최초 상생 지원도 파격적
'천수(天壽)를 누린다'는 비아냥도 들렸지만 임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고, 제2대(지주 출범 후) 우리금융 회장에 등극했다. 금융권 민, 관 수장을 모두 섭렵한 경험치는 회장 취임 이전부터 발휘됐다.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금융 그룹 본사 사옥 인근에 회장 인수위원실을 마련한 그는 두 달여 '업무보고'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계열사 CEO, 본사 그룹 및 본부 상위 부서만 해 오던 보고 범위를 실·부·단급 실무부서까지 확대했다는 전언이다.
그룹 전사를 둘러싼 임 회장 표 예습은 취임 이후 본격적인 액션 플랜으로 실행됐다. 결과는 명확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임 회장이 받아 든 올 1분기 첫 성적표는 합격 커트라인을 가뿐히 넘겼다.
이번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은 비은행 부문 대손비용 발생에도 이자이익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가량 신장한 9113억원을 올렸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분기 기록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은 꾸준히 올라 작년 1분기 1조9877억원에서 이번에 12% 가까이 늘어 2조2188억원까지 상승했다.
임 회장이 긍정적 평을 받는 결정적인 요인은 업계를 '리딩'하는 각종 금융지원 정책 때문이다. 이전만 해도 우리금융은 KB금융 또는 신한금융 등 소위 '리딩금융'의 각종 지원책을 따라가기 급급했다. 공룡 금융그룹이지만 업계 전반을 선도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CEO 체급이 거물급, 슈퍼헤비급으로 오르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후발주자였던 우리금융이 선봉에 서면서, 즉 대한민국 금융정책 총괄 이력이 있는 임 회장 노하우에 힘이 실리면서 윤석열 정부가 기치로 세운 '상생 금융'을 민간 부문 최일선에서 실행 중이다.
최대 0.7%포인트 모든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인하한 것을 포함한 '우리상생금융 3·3패키지'가 대표작이다. 우리은행이 주도한 3·3패키지는 1년간 모든 개인고객 연체원금 상환을 지원하고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 금리 1%포인트 감면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성실 상환자 대상 서민금융 여신 전 상품 원금도 1% 감면한다. 실 고객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 시 연간 2050억원에 달한다.
복수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유발한 전세사기 피해 사태와 관련해서도 임 회장은 정책통의 실력을 입증했다. 금융권 통틀어 처음으로 피해 가구에 주거안정 등 전세자금대출 금리 2%대 지원 등 모두 5300억원 규모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리금융 지원 방안이 발표된 이후 타 금융그룹의 벤치마킹이 이뤄졌다.
이 회장도 행정고시(26회)에 합격해 기재부에서 둥지를 튼 뒤 차관을 거쳐 박근혜정부 시절 국조실장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는 특별고문을 지냈고, 올해 1월 농협금융 수장에 올랐다. 임기 초 그에게 닥친 현장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난을 금융투자업계 평균 전망치인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으로 말끔히 떨쳐냈다.
농협금융은 이번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9% 늘어난 9471억원 순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이자이익은 다소 줄었으나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톡톡히 개선돼 비이자이익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 취임 후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 주도 상생금융 방안은 높은 호응을 이끌고 있다.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내건 농협은행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필두로 관련 수신상품 우대금리 0.5%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모두 1000억원 규모의 파격적 혜택을 제공 중이다. 기부제는 개인이 고향 등 지방자치단체게 기부하면 기부자에게 세제 혜택과 기부액의 30%에 해당한 답례품을 전달하는 제도이다.
◆우리·비은행 포트폴리오, NH·해외진출 사업 특명
이들 CEO에게 연간 호실적 신호탄이 오른 반면, 취임 원년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의 경우 작년 업계를 강타한 전대미문의 600억여원 횡령 여파가 아직 가시질 않았다. 전임 회장과 우리은행이 엮인 사모펀드 '라임 사태'와 관련한 당국발 제재도 뼈아프다.
최근 들어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성남 대장동 사태에 대해서도 우리금융이 등장했다. 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를 벌이며 우리은행 본점과 경기 성남금융센터 등을 압수수색 했고, 금융감독 당국도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다.
우리금융·우리은행이 대장동 구설에 오른 것은 박영수 전 특검에 기인한다. 박 전 특검이 지난 2014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그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놓고 컨소시엄 구성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 우리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하는 대가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사법적 리스크에 임 회장은 "자체적으로 사실관계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아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히 조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임 회장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증권, 보험사의 부재 건이다. 전임자도 수년째 시도했지만 성과는 전무했다. 역설적이지만 임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 재직 시절, 우리금융 소속이었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에 매각된 전례가 있다.
임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제3의 증권사 인수·합병(M&A) 퍼즐을 완성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농협) 중 유일하게 증권, 보험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임 회장 임기 동안 숙원 사업을 이룰지, 해당 계열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꿈의 '1조 클럽(쿼터·분기별)'에 가입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농협금융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글로벌 사업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이날 기준 21개 해외 점포수는 타 금융그룹에 비해 규모면에서 현격히 작은 실정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사업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방점을 찍으면서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게 임종룡(65)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석준(65) NH농협금융그룹 회장에 관한 총평이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장을 각각 역임한 바 있다. 모두 장관(급)에 해당한다. 3일 현재 이들이 키를 쥔 각 그룹 체질 개선에 가속이 붙었다는 호평이 쏟아진다.
먼저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이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행정고시(24회) 패스에 정통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 엘리트 관료 길을 걷다 '차관(기재부)→장관급(국무총리실장)→금융그룹(NH농협) 최고경영자(CEO·회장)→장관(금융위원장)'을 거쳐 또다시 민간 금융그룹 CEO에 취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천수(天壽)를 누린다'는 비아냥도 들렸지만 임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고, 제2대(지주 출범 후) 우리금융 회장에 등극했다. 금융권 민, 관 수장을 모두 섭렵한 경험치는 회장 취임 이전부터 발휘됐다.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금융 그룹 본사 사옥 인근에 회장 인수위원실을 마련한 그는 두 달여 '업무보고'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계열사 CEO, 본사 그룹 및 본부 상위 부서만 해 오던 보고 범위를 실·부·단급 실무부서까지 확대했다는 전언이다.
그룹 전사를 둘러싼 임 회장 표 예습은 취임 이후 본격적인 액션 플랜으로 실행됐다. 결과는 명확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임 회장이 받아 든 올 1분기 첫 성적표는 합격 커트라인을 가뿐히 넘겼다.
이번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은 비은행 부문 대손비용 발생에도 이자이익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가량 신장한 9113억원을 올렸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분기 기록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은 꾸준히 올라 작년 1분기 1조9877억원에서 이번에 12% 가까이 늘어 2조2188억원까지 상승했다.
임 회장이 긍정적 평을 받는 결정적인 요인은 업계를 '리딩'하는 각종 금융지원 정책 때문이다. 이전만 해도 우리금융은 KB금융 또는 신한금융 등 소위 '리딩금융'의 각종 지원책을 따라가기 급급했다. 공룡 금융그룹이지만 업계 전반을 선도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CEO 체급이 거물급, 슈퍼헤비급으로 오르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후발주자였던 우리금융이 선봉에 서면서, 즉 대한민국 금융정책 총괄 이력이 있는 임 회장 노하우에 힘이 실리면서 윤석열 정부가 기치로 세운 '상생 금융'을 민간 부문 최일선에서 실행 중이다.
최대 0.7%포인트 모든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인하한 것을 포함한 '우리상생금융 3·3패키지'가 대표작이다. 우리은행이 주도한 3·3패키지는 1년간 모든 개인고객 연체원금 상환을 지원하고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 금리 1%포인트 감면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성실 상환자 대상 서민금융 여신 전 상품 원금도 1% 감면한다. 실 고객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 시 연간 2050억원에 달한다.
복수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유발한 전세사기 피해 사태와 관련해서도 임 회장은 정책통의 실력을 입증했다. 금융권 통틀어 처음으로 피해 가구에 주거안정 등 전세자금대출 금리 2%대 지원 등 모두 5300억원 규모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리금융 지원 방안이 발표된 이후 타 금융그룹의 벤치마킹이 이뤄졌다.
이 회장도 행정고시(26회)에 합격해 기재부에서 둥지를 튼 뒤 차관을 거쳐 박근혜정부 시절 국조실장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는 특별고문을 지냈고, 올해 1월 농협금융 수장에 올랐다. 임기 초 그에게 닥친 현장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난을 금융투자업계 평균 전망치인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으로 말끔히 떨쳐냈다.
농협금융은 이번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9% 늘어난 9471억원 순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이자이익은 다소 줄었으나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톡톡히 개선돼 비이자이익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 취임 후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 주도 상생금융 방안은 높은 호응을 이끌고 있다.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내건 농협은행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필두로 관련 수신상품 우대금리 0.5%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모두 1000억원 규모의 파격적 혜택을 제공 중이다. 기부제는 개인이 고향 등 지방자치단체게 기부하면 기부자에게 세제 혜택과 기부액의 30%에 해당한 답례품을 전달하는 제도이다.
이들 CEO에게 연간 호실적 신호탄이 오른 반면, 취임 원년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의 경우 작년 업계를 강타한 전대미문의 600억여원 횡령 여파가 아직 가시질 않았다. 전임 회장과 우리은행이 엮인 사모펀드 '라임 사태'와 관련한 당국발 제재도 뼈아프다.
최근 들어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성남 대장동 사태에 대해서도 우리금융이 등장했다. 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를 벌이며 우리은행 본점과 경기 성남금융센터 등을 압수수색 했고, 금융감독 당국도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다.
우리금융·우리은행이 대장동 구설에 오른 것은 박영수 전 특검에 기인한다. 박 전 특검이 지난 2014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그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놓고 컨소시엄 구성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 우리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하는 대가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사법적 리스크에 임 회장은 "자체적으로 사실관계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아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히 조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임 회장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증권, 보험사의 부재 건이다. 전임자도 수년째 시도했지만 성과는 전무했다. 역설적이지만 임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 재직 시절, 우리금융 소속이었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에 매각된 전례가 있다.
임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제3의 증권사 인수·합병(M&A) 퍼즐을 완성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농협) 중 유일하게 증권, 보험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임 회장 임기 동안 숙원 사업을 이룰지, 해당 계열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꿈의 '1조 클럽(쿼터·분기별)'에 가입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농협금융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글로벌 사업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이날 기준 21개 해외 점포수는 타 금융그룹에 비해 규모면에서 현격히 작은 실정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사업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방점을 찍으면서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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