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전체 매출 가운데 3%에 불과한 비(非)타이어 확장에 나선다. 타이어 시장 성장이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1~9월) 타이어 사업을 제외한 매출은 1718억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5조9586억원)의 2.8%에 불과한 수치로 타이어 사업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타이어 이외 부문에 투자를 늘리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 시제품(프로토타입) 솔루션 기업 '모델솔루션'을 2018년 688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사내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이다.
모델솔루션은 전자제품과 의료기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부터 시제품 제작을 의뢰받아 이를 공급하는 회사다. 첨단 기술이 접목되는 정보기술(IT) 기기 시제품도 생산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는 사내 벤처기업 '타운즈'를 앞세워 개인 간 차량 공유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타운카'는 일반적인 차량 공유 업체와 달리 개인이 소유한 차량을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받는 방식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외에도 한국타이어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카머스'에 3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타이어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선 데에는 타이어 사업만으론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자동차 산업의 후방 산업인 타이어 산업은 2018년 이후 자동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한 천연고무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탈(脫)석유 기조가 강해지자 대표적인 '굴뚝 산업'으로서 입지가 좁아졌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전기차 전용 타이어 판매 증가로 역대 최고 매출(8조394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는 많지 않다. 전동화 추세에 맞춰 전기차 타이어를 찍어내는 것만으로는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류비 상승 등과 같은 대외 여건에 민감한 점도 불안 요소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비타이어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업계는 한국타이어가 신사업 개척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1394억원으로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19년 지주사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바꿔 '타이어'라는 글자를 뺐다"며 "이는 신사업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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