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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도요타·혼다, 20년만 임금 인상 '인플레이션 직격'...전기차 뒷북에 '설상가상'

황지현 수습기자 2023-02-23 13:52:59

도요타·혼다 노사, 기본급 인상 합의

日 물가상승률 '4%'…버블경제 이후 최고

전동화 대비 늦었는 데 인플레이션 직격탄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임금을 올리는 가운데 경쟁사인 혼다도 같은 대열에 동참했다. 전동화 지각생으로 불리는 도요타와 혼다는 비용 상승이라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23일 로이터통신과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날(22일) 진행된 1분기(1~3월) 노사 협상에서 "노사가 20년 동안 가장 높은 규모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기본급과 상여금을 포함한 급여 인상에 합의했다. 기본급 인상 폭은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세부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간제와 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임금 인상이 적용된다. 노조 측은 임금의 6.7개월 치에 해당하는 일회성 상여금도 요구했다.

혼다도 전날 열린 1분기 노사 협상에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전면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히고 약 30년만에 임금 5% 인상할 방침이다. 혼다는 노조 요구에 응해 월급을 1만9000엔(약 18만원) 인상한다. 대졸 신입사원 임금은 지금보다 10% 증가한 25만1000엔(약 242만7000원)으로 올린다.

지난해 12월 기준 일본 물가 상승률은 4.0%로 버블경제가 극심한 1980년대 이후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임금이 오르지 않아 실질임금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일본인 평균 연봉은 3만9711달러(약 5172만원)다. 1991년 평균 연봉이 3만7866달러(약 4932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5%도 채 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7개국(G7) 평균 임금은 34% 인상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4일 미에현 이세시에서 이세진구를 참배한 뒤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며 임금 인상을 당부했다.[사진=연합뉴스]


경기 침체를 우려한 일본 정부가 나서 임금 인상을 기업에 촉구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에 뒤처지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시중은행도 "2%의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지원하기 위해 3%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다른 완성차 제조사보다 전동화 전략을 늦게 추진하며 경쟁력마저 힘을 잃고 있다.

실제 도요타는 지난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513만대를 판매했는 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 줄어든 수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포함해 전기차(EV) 판매량은 5만대에 그쳤다. 혼다도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순위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5%대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전동화 속도를 높여야 하는 도요타와 혼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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