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새해 첫 20일 동안 무역 적자가 102억6300만 달러(약 12조6512억원)에 달했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입 현황(통관 기준 잠정치)을 봤을 때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336억 달러(41조4960억원), 439억 달러(54조2165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1~20일과 비교해 수출은 336억2100만 달러로 2.7%(9억3000만 달러) 감소하고 수입은 438억8500만 달러로 9.3%(37억4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연간 무역 적자(474억6700만 달러)의 2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추세라면 1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무역 적자 가능성도 나타난다. 이번달 무역 적자를 기록한다면 11개월 연속 무역 적자로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간 이어진 적자 행진 이후 최장 기간이다.
무역 적자 최대 원인으로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부진이 꼽힌다.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 모두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를 앞둔 반도체·석유화학 업계는 침통한 분위기다.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이달 31일, SK하이닉스가 다음달 1일 지난해 4분기(10~12월)·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석유화학은 31일 LG화학을 시작으로 다음달 8일에는 금호석유화학, 9일에는 롯데케미칼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당분간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 무역 수지 개선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인해 대중(對中) 수출이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20일까지 대중 무역 적자는 32억 달러(3조9443억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이 올해부터 위드코로나로 전환한다면 내수 수요가 늘어 수출 핵심 품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전체 수출액 중 약 40%를 중국이 차지하는 만큼 하반기(7~12월)에는 실적 개선에 이어 무역 수지도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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