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LG화학이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북미에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합작법인(JV·조인트벤처)을 설립한다.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필요한 광물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요구하는 역내 생산 조건에 부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21일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재영텍과 240억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날(20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는 이상협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박재호 재영택 대표이사 등 양사 임원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LG화학과 재영텍은 오는 2023년 말 북미에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신설한다. LG화학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등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재영텍은 공장 설계를 비롯한 기술 부문을 담당한다. 양사는 북미에 공급망을 확보한 현지 업체와 협력해 사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재영텍은 2016년 경북 구미에 설립된 배터리 재활용 업체다. 이차전지 업체가 쓰고 남은 리튬 폐기물(스크랩)이나 사용 후 배터리에서 고순도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을 보유했다. 재영텍은 기술력을 앞세워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유망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배터리를 액체에 담가 녹여서 망간, 코발트, 니켈을 차례로 뽑아내고 마지막에 리튬을 추출했다. 이 방법은 여러 물질을 녹이면서 액체에 불순물이 생겨 리튬 순도가 낮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재영텍은 전지 소재에 열을 가해 리튬을 먼저 추출하는 공법을 적용해 순도를 높였다. 망간, 코발트, 니켈은 후공정에서 처리한다. 공정이 단순하고 망간, 코발트, 니켈 순도는 기존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리튬은 회수율이 85%가 넘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전기차 수요처이자 배터리 생산지로 떠오른 북미에서 공급망 확충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지난해에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사이클'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IRA는 전기차 조립 생산지, 배터리 완제품 생산지뿐 아니라 배터리에 사용된 광물의 공급 국가도 세제 혜택 요건에 포함한다.
이상협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진출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며 "차별적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순환경제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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