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전 보다 0.64% 하락했다. 2012년 부동산원이 주간 단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부동산원 주간 조사에서 12주째 사상 최대 낙폭도 경신하고 있다.
아파트값 하락세는 말 그대로 전국적이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173곳(98%)에서 지난주 보다 가격이 떨어졌다.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가장 높은 하락률인 0.65%를 기록했다. 경기·인천 아파트값은 각각 0.81%, 0.78%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코로나19 팬더믹 기간에 수요 증가, 낮은 금리 등으로 크게 상승한 한국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가격 조정과 금리 인상 등으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IMF는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 집값이 코로나 시작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올해 말까지 10% 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으며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더하면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정부가 대출과 재건축 등 잇달아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다.
전세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분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 시세는 지난주 보다 0.83% 하락, 사상 최고 하락률을 경신했다. 서울(-1.08%)과 수도권(-1.12%)에선 전셋값이 한 주 새 1% 넘게 떨어졌다.
고금리와 주택가격 하락 우려에 전국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1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 이달 전국 부동산시장(주택·토지)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2포인트(p) 하락한 79.5로 하강 국면을 이어갔다. 수도권은 2.2p 하락한 76.9, 비수도권은 0.2p 내린 82.3이다.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내는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95~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으로 분류한다.
부동산 청약 시장에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서울 청약 시장에서도 미분양이 나오고, 지방에서는 단 1명의 청약자도 없는 청약 ‘0’ 아파트 단지까지 등장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에 지어지는 '빌라드아르떼제주'는 지난 12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았지만 청약접수는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전용 168~242㎡ 물량 36가구를 공급하는데 2순위 신청까지 받았지만, 전용 168㎡ 1건, 전용 170㎡ 1건이 접수돼 2건이 접수되는 데 그쳤다.
미분양은 건설사의 유동성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고 일부 사업장의 부도 위험성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건설 업체들의 부도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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