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통신 3사의 멤버십 혜택 축소로 알뜰폰(MVNO)과 중간요금제 등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알뜰폰의 경우 망 도매제공 의무 일몰제 폐지를 앞둬 경쟁적인 요금제가 나오지 않고 있고, 중간요금제의 경우 다소 한계가 있는 상황이어서 합리적 대안이 마련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알뜰폰,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수혜 가능성...상시화 및 대가산정 원칙 삭제 등 언급
먼저 알뜰폰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일환으로 개편이 예상된다. 개편 초읽기에 들어간 하반기 현재 대부분 업체들은 기존 대비 할인이 크지 않게 전체 요금제를 비슷한 수준으로 내놓고 있다. 5G 기준 통화·문자·데이터 전체 무제한이 통신 3사 기준 8만원 이상이라면, 알뜰폰 요금제의 경우 4만~5만원 수준이다. 4G LTE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무제한 요금제 중에서도 2만~3만원대 요금제를 찾아볼 수 있다.
알뜰폰은 통신사의 서비스와 설비를 도매로 제공 받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 재판매하는 제도다.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는 2010년 시행돼 3년 일몰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2013년·2016년·2019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연장됐다. 지난 9월 기한이 끝났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안' 발표로 한 번 더 연장됐다.
정부는 알뜰폰 사업 운영이 기존 통신 3사의 서비스에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국회에서도 알뜰폰 업체에 대한 망 도매제공 의무 일몰제를 폐지하고 상시화로 전환하는 내용의 법안이 올라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일몰제 폐지와 법률상 대가산정 원칙 삭제 등 내용을 담았다.
통신 3사 측은 대외적으로 '알뜰폰 상시화'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에 의무적으로 도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알뜰폰을 대하는 3사 입장은 미묘하게 다르다. 각 사는 자회사 형태로 알뜰폰 시장에 진입해있고, 업계 1위인 SK텔레콤을 나머지 업체들이 뒤쫓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 10월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통신 서비스 가입자 중 16.3%를 차지한다. SK텔레콤은 40.1%, KT는 22.9%, LG유플러스는 20.8% 점유율을 가졌다.
◆ 알뜰폰 요금제 고만고만...대안 제시됐던 중간요금제도 '미흡'
앞서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가 요구해 통신 3사에서 지난 8월에야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완전 무제한 요금제와 비교해면 월별 요금이 합리적이라곤 하지만 △데이터 제공 다양성 △알뜰폰 대비 가격 대 데이터 제공량 △혜택 등 세 가지가 부족해서다.
통신 3사가 내놓은 중간요금제는 월 데이터 제공량 24~31GB 수준에 월 요금 6만원 수준이다. 월 데이터의 경우 5G 가입자들의 이용량 평균을 내 제공했다는 설명이지만 본격적으로 인터넷 콘텐츠를 즐기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공시지원금이 부족하고, 통신 3사 서비스 강점인 멤버십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통신 3사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중간요금제 전환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대리점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에 생활 필수재 하나로 자리 잡은 통신요금을 낮추라는 여론이 높지만 멤버십 혜택이나 공시지원금 등을 고려하면 고가 5G 요금제를 추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알뜰폰 업계는 일몰제 등을 고려한 것인지 상반기만큼 '가성비' 높은 요금제가 나오지 않고 있고, 중간요금제를 찾는 고객들은 극히 일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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