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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올해 매분기 영업이익 1조 넘었는데...멤버십은 '후퇴'

김종형 기자 2022-12-15 07:00:00

2020년부터 줄어든 멤버십 혜택, 사용처 줄고 기준은 높아지고

3사 영업이익, 합산 1조 넘게 3분기 넘게 유지됐지만...통신 매출 비중 '감소'

"사실상 독과점인 통신 시장서 혜택 축소는 문제" 지적도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자사 멤버십 서비스를 적립형으로 전환했다. 고객들은 멤버십 혜택이 줄어들었다고 불평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


[이코노믹데일리] 통신 3사가 올해 호실적에 불구하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멤버십 혜택을 줄여 이용자들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혜택 자체를 축소하거나 기존 제공 혜택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새로운 조건을 붙이는 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통신 3사는 이달부터 멤버십을 제공하는 요금 기준을 높이거나 혜택을 줄이고 사용처를 줄이는 등 축소 정책에 나서고 있다.

◆ 통신 3사, 2020년부터 멤버십 혜택 줄여…한도는 줄이고 조건은 까다롭게

먼저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멤버십 혜택 축소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제휴처에서 결제할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었지만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SK텔레콤은 적립된 포인트를 어디에서나 쓸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고객들은 "포인트를 쓰려면 또 다른 소비를 해야 한다" 며 반발했다. 지난 4월부터는 신세계 상품권을 할인 받아 살 수 있는 VIP 멤버십 혜택도 이마트·트레이더스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만 구입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KT는 지난 6월 1일 자사 멤버십 쇼핑몰인 'KT알파쇼핑'을 출범하고 자사 대표 커머스 플랫폼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사진=KT알파]


KT도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잇달아 혜택을 줄여왔다. 당초 KT VIP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에서 월 1회씩 1년에 총 12회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혜택은 2020년 CGV, 롯데시네마 두 곳으로 사용이 제한되고 연 6회까지로 혜택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사용처가 다시 늘었지만 무료 혜택이 사라지고 멤버십 포인트 5000점 차감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 기존에는 VIP 멤버십 이용자가 KT 자체 쇼핑몰인 'KT알파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월 1회에 한해 적립금 7000원을 제공했지만, 여기에 추가적으로 자사 IPTV 방송 상품을 5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이달부터는 멤버십 VIP 기준도 상향했다. 4G LTE 요금제 가입 고객은 기존 월 6만9000원만 내면 VIP 멤버십이 제공됐지만 변경 뒤엔 7만5500원 요금제부터로 등급이 바뀌었다.

LG유플러스 고객들도 멤버십 혜택이 줄었다는 불만을 내놓는다. 통신 3사는 그동안 국내 1~3위 영화관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중 두 군데 이상과 제휴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이 혜택도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간 영화 12회 무료 관람 혜택을 연 3회 무료와 1+1, 평일 예매는 9회로 줄였다. 이와 함께 기존에는 IMAX, 3D영화도 무료 혜택으로 볼 수 있었지만 변경 후에는 2D 영화만 예매 가능하게 됐다. KT 역시 1~3위 영화관 무료 관람을 매달 지원하다 롯데시네마만 1년에 6회 무료 제공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 통신 3사, 올 3분기까지 '호실적'...실적과 따로 노는 멤버십 혜택 축소에 "소비자가 더 있을 이유 없다" 지적도

통신 3사는 올 3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겨왔다. 1분기(1~3월)에는△SK텔레콤 4324억원△KT 6266억원 △LG유플러스 2612억원을 기록해 3사 합해 총 1조320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4~6월)에는 △SK텔레콤 4596억원 △KT 4592억원 △LG유플러스 2484억원으로 총 1조1672억원의 실적을 냈다. 3분기(7~9월)에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돼 SK텔레콤(4656억원)·KT(4529억원)·LG유플러스(2851억원) 3사 합이 1조2036억원이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멤버십 혜택과 관련해 기존 제공하던 일부 혜택의 기준은 높아지고 멤버십 사용처는 줄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업계에선 이 같은 호실적에도 전체 멤버십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통신사업 자체의 '파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각 업체들의 실적 중 '본업'인 유무선통신 실적이 증가세이긴 하지만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반면 미디어·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각 사가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통신사업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가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리대로 증가할 만큼 도전적인 영역에서 안정적 수익을 내는 성장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사실상 독과점 상태에 있는 통신시장에서의 고객 혜택 축소는 문제라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달 초 성명에서 KT의 VIP 멤버십 요금 기준 상향에 대해 "신규 가입자에게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꼼수"라며 "멤버십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면 소비자가 해당 통신사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소비자가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된 통신 3사 마일리지는 SK텔레콤 351억원·KT 117억원·LG유플러스 233억원으로 총 701억원에 달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수익이 한계가 있는 분야에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기존 제공되던 혜택을 줄이거나 기준을 높이는 식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4G에서 5G로 전환하는 고객들이 남아있어 약간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5G  전환이 마무리되면 기존 통신업에서의 경쟁 구도는 과거와 달리 흐릿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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