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글로벌 신약개발 투자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메가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킹달러·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신약개발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고 생존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윤석열정부가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걸고 내년까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질적인 공약 이행에는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백신 치료제 등 보건안보 기술육성을 위한 한국형 아르파헬스(ARPA-health)를 만들고, 우선적으로 올해 5000억원 규모로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지만 보건복지부는 내년 K-바이오 백신 펀드 예산 정부안을 고작 100억원으로 편성했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정부 예산 100억 원과 기존 펀드 수익금 100억 원, 국책은행 출자금 200억 원, 민간 투자금 600억 원 등 총 1000억원만 조성될 예정이다.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감수해야 할 고비용 리스크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초 연구와 임상 초기 단계에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임상 후기 단계나 제품화 측면에서는 성과가 부진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국내 제약계는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을 론칭할 동력이 떨어지고 있고, 300인 미만 소기업들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혁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로 열악한 기업들이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도 "정부의 바이오헬스 분야 R&D 지원이 최대 임상 1, 2상까지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의 R&D 투자 예산이 기업보다 대학 또는 출연연구소에 집중되고 기업별 지원액이 임상 1상 한 건을 수행하기도 벅찬 금액인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글로벌 3상을 하려면 최소 2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의 금액을 투입해야 함을 감안할 때 메가펀드 조성을 통한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강국 도약을 위한 3상 임상시험 지원과 10조원대 메가펀드 조성을 촉구했다.
호주는 정부 주도의 약 17조원 규모 펀드 'MRFF'를 통해 의료 및 바이오테크 부문 R&D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는 바이오 분야에 20조원을, 이 중 임상 3상 단계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국가 차원의 연구개발비 투자를 2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실효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세액 공제 등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예측가능한 안정적 약가제도를 운용하는 것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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