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원·달러 환율이 연일 치솟으면서 해외 투자에 나선 국내 보험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고환율 현상이 이어지자 환율 위험요소(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보험사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인데, 최근 강(强)달러와 원화값 하락으로 환율은 1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 '달러보험'에도 이목이 쏠린다. 금융 소비자들이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해외 자산에 눈을 돌려 자연스럽게 '달러보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 해외 투자 많은 보험사···환헤지 영향은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외화유가증권은 92조8035억원으로 지난달(92조5183억원) 대비 약 3000억원 증가했다.
그간 국내 보험사들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보였다. 실제 올해 1월 생보사의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101조5485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5월에는 92조5183억원까지 줄었다.
이처럼 감소세를 이어오다 하반기 들어 다소 증가한 모습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영향 때문이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에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생보사들이 해외채권투자에 나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6월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미국이 긴축 속도를 높이자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졌다.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80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올해 6월 1300원을 돌파한 후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보험사들의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보험사는 자산운용 수익을 제고할 목적으로 해외 채권을 매입한다. 그리고 이를 보유하는 기간 중 채권 가격에 대해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변동하는 환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보험사는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통화선도, 통화스와프 등과 같은 통화파생상품을 사용한다. 통화선도는 사전에 정한 시점에서 미리 정해 놓은 환율로 외화를 매수 또는 매도하는 거래를 말한다. 보험사는 통화선도 계약을 체결해 투자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한다.
다만 지금처럼 고환율 추세가 계속되면 보험사의 환헤지 상품에 손실이 커질 수 있고, 그로 인해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수록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투자를 줄이고 국내 시장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열린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단기 환헤지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대해 환헤지 비용 증가로 손익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특히 중소형 생명보험사는 환헤지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환헤지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회사가 해외 채권 등을 외화자산으로 운영하면서 91%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으로 헤지하고 있다"며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 관리와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 달러 초강세에 떠오른 '달러보험'
한편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주목받는 보험상품이 있다. 바로 '달러보험'이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이나 보험금 수령이 달러로 이뤄지는 보장성 상품으로 달러 가치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보험금을 받는 시기에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보험금 수령액이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액 자산가들이 '환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달러보험은 메트라이프,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ABL생명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생명, KB생명이 달러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면서 달러보험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화보험 계약 건수는 2017년 5000건에서 지난해 9월 기준 6만2000건으로 4년 새 12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순히 투자 상품으로 생각해 접근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환차익이나 환투자가 목적이라면 달러보험보다 달러예금이나 달러채권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적합하다.
보험업계에서는 단기간 환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활용하는 상품"이라며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중도 해지 시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가입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치솟으면서 해외 투자에 나선 국내 보험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고환율 현상이 이어지자 환율 위험요소(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보험사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인데, 최근 강(强)달러와 원화값 하락으로 환율은 1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 '달러보험'에도 이목이 쏠린다. 금융 소비자들이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해외 자산에 눈을 돌려 자연스럽게 '달러보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 해외 투자 많은 보험사···환헤지 영향은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외화유가증권은 92조8035억원으로 지난달(92조5183억원) 대비 약 3000억원 증가했다.
생보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외화유가증권 규모가 18조596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생명 15조4900억원 △교보생명 15조 4484억원 △NH농협생명 8조8802억원 순이다.
그간 국내 보험사들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보였다. 실제 올해 1월 생보사의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101조5485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5월에는 92조5183억원까지 줄었다.
이처럼 감소세를 이어오다 하반기 들어 다소 증가한 모습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영향 때문이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에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생보사들이 해외채권투자에 나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6월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미국이 긴축 속도를 높이자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졌다.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80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올해 6월 1300원을 돌파한 후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보험사들의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보험사는 자산운용 수익을 제고할 목적으로 해외 채권을 매입한다. 그리고 이를 보유하는 기간 중 채권 가격에 대해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변동하는 환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보험사는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통화선도, 통화스와프 등과 같은 통화파생상품을 사용한다. 통화선도는 사전에 정한 시점에서 미리 정해 놓은 환율로 외화를 매수 또는 매도하는 거래를 말한다. 보험사는 통화선도 계약을 체결해 투자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한다.
다만 지금처럼 고환율 추세가 계속되면 보험사의 환헤지 상품에 손실이 커질 수 있고, 그로 인해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수록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투자를 줄이고 국내 시장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열린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단기 환헤지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대해 환헤지 비용 증가로 손익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특히 중소형 생명보험사는 환헤지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환헤지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회사가 해외 채권 등을 외화자산으로 운영하면서 91%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으로 헤지하고 있다"며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 관리와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 달러 초강세에 떠오른 '달러보험'
한편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주목받는 보험상품이 있다. 바로 '달러보험'이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이나 보험금 수령이 달러로 이뤄지는 보장성 상품으로 달러 가치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보험금을 받는 시기에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보험금 수령액이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액 자산가들이 '환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달러보험은 메트라이프,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ABL생명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생명, KB생명이 달러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면서 달러보험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화보험 계약 건수는 2017년 5000건에서 지난해 9월 기준 6만2000건으로 4년 새 12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순히 투자 상품으로 생각해 접근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환차익이나 환투자가 목적이라면 달러보험보다 달러예금이나 달러채권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적합하다.
보험업계에서는 단기간 환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활용하는 상품"이라며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중도 해지 시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가입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