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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조선업계, 수주 실적 1·2위 다투지만…'일 할 사람' 없네

김종형 기자 2022-09-09 06:00:00

카타르 LNG 운반선 물량 계속 나오며 수주 호황 이어져

현장에는 과거 구조조정 이후 인력 부족...태풍 피해도 '압박'

한국조선해양 선박.[사진=현대중공업]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조선업계가 전 세계 선박 수주 물량 확보에도 인력난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으며 생산 차질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달까지 총 2768만CGT(표준선환산톤수)를 수주했다. 클락슨리서치는 앞서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세계 수주량 1위를 지속해오다가 8월에 중국에 소폭 밀렸다는 집계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수주 실적 호황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늘고 있어서다. LNG 운반선의 경우 한국이 지난달 발주된 8척을 전부 수주했고, 올해 1~8월 누계 111척 중 75%인 83척을 수주했다.

 

'조선 3사'로 불리는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업체들도 미리 수주 잔량을 넉넉히 채웠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올해 목표치인 174억 달러를 넘겼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70억 달러 수준 수주액을 확보해 이미 올해 목표치 70% 이상을 달성했다.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대형 선박 건조에는 짧아도 2년가량 소요돼 올해 물량을 각 조선사가 당장 건조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선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조선업계 인력난은 구조적 문제로 2010년대 중반 이후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이 줄면서 진행한 구조조정 뒤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54% 감소했다. 과거 불황으로 구조조정된 인력들은 대부분 처우가 더 좋은 수도권 건설현장이나 중국 해외선사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되는 데, 조선업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인식 탓에 재취업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협회 추산에 따르면 9월 기준 필요한 인력은 6만336명으로 9509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근로자들은 이같은 인력난이 고강도 노동에 비해 임금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각 조선사가 하청 근로자 비중을 높게 하고, 규제 등으로 특근이나 잔업이 줄면서 실제 받는 임금 자체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사측은 경영 상황을 이유로 임금을 올려줄 여력이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 2분기(4~6월) 조선 3사는 모두 적자를 냈다. 조선 3사의 영업손실액만 6204억 원에 달한다. 올해 수주한 선박이 건조되고 대금을 받기까지는 1~2년이 걸려 내년 하반기(7~12월)는 돼야 현금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많은 비를 뿌리면서 지난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이 침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태풍 힌남노로 인한 국내 제철소 침수 피해도 잠재적 생산 차질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5일 포항지역을 지나간 태풍 영향으로 공장이 침수돼 7일부터 일부 공정 생산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업계 1, 2위로 하루만 생산을 멈춰도 산업계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선주문 후생산 방식의 조선용 후판을 생산해 조선업계 건조 스케줄이 더 늦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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