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비통신' 분야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에서 투자 규모를 늘리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올해 통신 사업 내실을 지속적으로 꾸려나가는 한편 B2B·신사업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 SK텔레콤, 통신 업계 1위 지키며 AI·메타버스·구독플랫폼 공략
먼저 SK텔레콤은 통신 분야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지난 4월 보고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7~50% 수준 점유율로 1위였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8~31%, 18~24%로 각각 2·3위였다. 지난 1분기(1~3월)에는 5G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도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 증가세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유무선 통신 수익을 갖춰 AI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구독 서비스에 지속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선 'SK텔레콤 2.0 시대'를 연다는 구상도 밝혔다.
◆ KT, B2B 사업·콘텐츠 주력···OTT 투자로 제2·제3의 '우영우' 노려
KT는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KT는 올해 민영화 20주년을 맞아 통신기업을 넘어 디지코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언급해왔다. 구체적으로는 네트워크, 디지코, 벤처·스타트업 분야에 2026년까지 27조원을 투자해 디지털 인프라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KT는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각각 '텔코(Telco)'와 '디지코'로 구분하는 모양새다. 텔코는 기존 통신 서비스에 속도와 안정성을 보강해 디지털 전환과 초연결 시대의 근간으로 삼고, 디지코는 AI와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분야로 AI와 빅데이터, 로봇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에도 특히 힘을 싣는다. 콘텐츠 제작과 자체 IP(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투자와 함께 기획부터 유통, 서비스까지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콘텐츠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 나스미디어는 올 2분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인기 작품을 내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CJENM의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의 '시즌' 간 합병이 결정돼 자체 OTT 운영 부담은 덜고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LG유플러스, 통신 내실 다지며 '신사업' '고객중심경영' 추진
LG유플러스는 공격적인 이동통신 요금정책과 기존 고객들의 불만을 개선하는 'Why Not' 캠페인을 추진하며 점유율을 높이면서도 AI·메타버스·양자암호·XR(Xtended Reality·확장현실) 등 신기술 투자를 통한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신사업 중 주력하는 것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업무 미팅, 축제, 전시·박물관, 어린이 교육, 모의면접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수익 창출을 위해 관련 조직을 개편하는 등 AI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에는 2025년까지 미디어·신사업 등 비통신 분야에서 전사 매출 30%를 달성하고 AI와 빅데이터 등 주요 분야에서 핵심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3사가 기존 통신사업 외 비통신사업에도 나서는 것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 자체가 가입자를 더 늘리기 어려워 뺏고 뺏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타 사업 대비 규제가 높은 수준이고, 이용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도 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해 비통신업 분야보다 부담도 크다.
통신 3사는 비통신사업 부문에서 각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여러 기술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 차세대 통신기술인 6G 관련 기술과 IPTV를 중심으로 하는 OTT, 대체불가능토큰(NFT), UAM 등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모두 타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진입하는 등 눈독을 들이는 산업군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여 동안 국내 통신사들이 모두 포화 수준인 통신 분야 대신 비통신 분야로 눈을 돌렸다"며 "각 사 매출구조에서 유무선 사업 매출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규제가 심한 통신 분야보다 자유롭고 사업 확장도 용이한 비통신 분야에 대한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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