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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가상화폐 차익 노린 검은손…금감원·檢 정조준에 은행권 '태풍전야'

신병근 기자 2022-09-01 06:00:00

중간조사 의심규모만 9조 육박…금융권 '뇌관'

5대 은행에 국책·외국계·지방은행도 사정권

당국 "전방위 조사중…제재 여부 언급은 일러"

31일 한 시중은행 딜링룸 직원이 유선전화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데일리DB]

[이코노믹데일리] 

수조 원 규모 해외 송금 불법거래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은행권이 초긴장 분위기에 휩싸였다. 가상화폐 열풍 속에 국내 은행을 통한 거래 차익을 노린 개인·법인이 무더기로 포착되자 당국과 사정기관이 본격 조사에 나선 가운데 현재까지 파악된 의혹 규모만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은행권 이상 해외 송금 총액은 65억4000만 달러(약 8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이상 거래 시발점은 주요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 최근 주목된 가상자산 차익 거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국은 지난달 말쯤 종료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검사 결과 의혹이 불거진 이상 송금액 규모를 4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이들 은행 측에서 이상 거래 의심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 파견과 추가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래 불법 금융거래 원천 차단을 기치로 세운 금감원으로서는 이번 의혹에 관한 엄정 조사를 재차 강조한 후 다른 은행들을 상대로도 전방위 검사에 착수했다.

부족한 조사 인력과 시간을 고려해 최근 2년여 걸친 거래 기록을 우선 조사한 금감원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외에도 국내 최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 국책은행 IBK기업은행, 3대 지방금융(BNK·JB·DGB) 소속 지방은행들도 조사 대상에 올려 현장 추가 검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이 이처럼 광범위한 조사에 나선 것은 앞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최초 의심 거래 신고 총액 2조7000억여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중간 조사를 살피며 두 은행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것을 인지하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두 은행이 사실상 자진 신고했지만 (금감원)조사 과정에서 의심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며 "두 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권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정확히 어떤 부문이 포인트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국이 밝혔듯 대다수 은행들이 연루된 해외 의심 거래는 가상자산·화폐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대상 은행별 일선 영업점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 대부분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해외 송금은 사전송금 방식이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 특수관계인 성격의 법인 간 송금도 상당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들이 노린 것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싼 실정이어서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차익거래일 공산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금감원과 더불어 검찰도 이상 외환 송금 수사에 무게를 뒀다. 서울과 대구 지역에서 이미 의심 거래로 지목한 외환 송금 흐름을 추적 중이며 금감원과 공조해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특히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는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감원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았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심은 당국발 징계 여부와 어떤 곳이 시범 케이스에 걸릴지에 쏠린다. 금감원이 이미 이상 해외 송금을 겨냥해 한 시중은행(영업점)을 상대로 일부 업무 정지 등을 통보한 점을 고려하면 타행들도 도미노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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