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상반기 대부분 국내 게임업체들이 최소 수십억 원 이상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지만 홍보와는 별개로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게임업체들은 업데이트를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많았다. 타 이용자를 접촉하지 않고 혼자 게임을 진행하는 퍼즐형 게임, 패키지 게임이 유행하던 시기에는 로드맵 없이 디렉터(총괄)와 개발진 성향으로 공지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국내에서 MMORPG가 인기를 끌면서 다소 분위기가 바뀌었다. 인터넷상에 게임 관련 커뮤니티가 발달하고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며 소비자들도 게임 이해도가 높아졌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이용자 관련 소통에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트리밍 문화가 확산되며 최근 게임업계 홍보는 이른바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인터넷 방송인에게 집중되기도 했다.
하반기 출시된 주요 MMORPG를 살펴보면 미디어, 홍보와 관련된 언급 중 인플루언서 부분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지난 25일 출시된 넥슨 '히트2'에는 아예 게임 내 인플루언서 홍보 기능을 채택하기도 했다.
반면 실제 게임 이용자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놓는다. 방송인들은 일반 이용자와 달리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 다르고, '방송하는 모습'만 노출되는 특성상 게임에 대한 자유로운 평가는 다소 제한된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함께 실시간 방송으로 이용자 목소리를 듣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이용자들 질문에 디렉터를 비롯한 개발진이 직접 답변을 남긴다. 방송 이후에는 게임 중 불편한 점을 개선하거나 향후 업데이트 방향을 담은 사안을 공지로 올려 정보 비대칭성 해소에도 노력하고 있다.
넥슨은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장수 게임들에 대한 소통 방송을 주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도 소통 방송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 인기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 일곱개의 대죄와 함께 세븐나이츠2·제2의 나라 등도 최근 실시간 소통 방송이 시작됐다. 엔씨소프트는 '스튜디오 W'를 운영하며 주요 개발진이 방송에 출연하도록 했다.
대형 업체들 외에 중견 업체들도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한 듯 실시간 소통 방송 비중을 늘리고 있다. 소통 방송이 진행되지 않는 게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운영진과 이용자들이 소통한다.
게임업계에 소통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용자들도 업체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게임업계 전반에 퍼진 뒤 이용자들이 모금을 통해 업체에 항의성 문구를 담은 트럭을 보내는 '트럭 시위' 열풍이 일기도 했다. 이후 언론과 대중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게임 관련 공약과 정책을 내보일 만큼 사회적 이슈로까지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개발사지만 이용자들이 애정을 가지며 더 많은 시간을 쏟기도 한다.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해 더 잘 알기도 한다"며 "업체 측에서는 관리해야 하는 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오히려 이용자 목소리를 들으며 게임을 개선·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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