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엔씨소프트가 올 2분기(4~6월)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주요 매출원이던 리니지 시리즈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93억 원, 영업이익 12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각각 17%·9% 늘었지만 전 분기 대비해서는 20%·50%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실적에서는 리니지W와 리니지2M 등 신작들의 매출 감소가 눈에 띄었다. 리니지W는 지난 분기 약 3732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2분기에는 약 2235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리니지2M의 경우도 지난 분기 약 1273억 원에서 2분기 962억 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리니지M의 경우는 1분기 약 1158억 원에서 2분기 1412억 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엔씨소프트의 지역별 매출도 빨간불이다. 2분기 전체 매출 중 국내(4088억 원)를 제외하면 차례로 아시아(약 1446억 원), 북미·유럽(약 398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과 함께 전체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은 전 분기(약 2107억 원)보다 700억 원가량 실적이 악화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악화된 데 대해 ▲신작 부진 ▲프로모션 사태 등 논란 ▲이용자들의 과금 피로도 등 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타 대형업체와는 달리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이후로는 이렇다할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신작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 하반기부터 2023년 말까지 총 7종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업계에 지속적으로 오르내린 프로모션 사태 등 논란이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일부 인터넷 방송인 등에 광고 명목으로 게임 내 재화와 광고비를 지원, 갈등과 경쟁 중심인 게임 시스템을 스스로 해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5일에는 개발진이 리니지2M에 프로모션 관련 사건이 있었던 점을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직원으로 의심되는 한 네티즌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타 게임 오프라인 행사에 "돈이 될까"라는 의견을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세 번째는 과금 피로도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확률형 아이템 및 시스템으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리니지W나 블레이드&소울 2 출시 당시에도 개발진이 나서 "기존 과금 모델과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용자들은 "이름만 다르고 돈 써야 강해지는 것은 똑같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역시 이용자간 갈등과 경쟁이 중심인 엔씨소프트 게임 시스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각종 논란과 과금모델 비판에 뒤따른 이번 실적발표 이후 엔씨소프트 주가는 다시 40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8월 17일 가격인 77만1000원보다 51.04% 하락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게임 내 경제와 이용자간 이권 등을 세밀하게 설계해 '게임 내 또 하나의 사회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게임업계 전반에 이용자 신뢰 회복과 소통이 화두인만큼 이를 극복한다면 실적 개선은 뒤따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