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잠재부실률이 지난해 말 3.8%에서 올해 3월 말 4.1%로 확대됐다. 잠재부실률은 전체 대출 잔액 대비 30일 이상 연체된 채무잔액을 말한다.
개인 신용대출 잠재부실 채무잔액은 2020년 말 645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1579억원으로 증가했다. 저축은행에 30일 이상 연체한 차주 수는 지난해 말 10만3255명에서 올 3월 말 11만3020명으로 늘었다.
잠재부실 차주 중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말 4만8922명에서 올 3월 말 5만4416명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권 전체 대출자 중 다중채무자 비율은 67.5%에 달한다. 다중채무자의 대출금도 저축은행 전체 대출잔액의 75.9%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다중채무자가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만큼 부실채권이 다른 금융사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 같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가 오르면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도 한층 더 커진다.
한국은행은 이달 22일 발간한 '2022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취약차주 비중이 높고 담보·보증 대출 비중이 낮아 자영업자 대출의 채무상환 위험 증가 시 이들 업권의 대출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향후 잠재 신용손실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신용위험평가 및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개선해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적립을 확대하고,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금융지원 완화·조치 종료 시 취약차주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현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환유예조치의 연착륙 유도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 등 정부의 대응 전략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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