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앱 입점 상점은 문을 열고 영업 중인데도 배달 라이더가 부족하면 쿠팡이츠 배달 앱 상엔 '오픈 전'이나 '준비 중' 상태로 뜬다. 상태 표시는 점주와 상의도 없이 쿠팡이츠 임의대로 바꾸는 것이다.
쿠팡이츠 입점 점주들은 "라이더 공급 차질로 멀쩡히 문 열고 있는데 왜 주문하는 고객에게 준비 중, 오픈 전 형태가 돼야 하는지"라며 토로하고 있다.
점주들은 "쿠팡이츠는 전적으로 쿠팡 라이더들이 배달하는 상황이고 라이더가 부족한 상황은 수시로 생긴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점심 시간이 다가오면 주문이 몰려 라이더가 부족할 때가 많다. 춥거나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라이더 이동이 까다로울 때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어 "'배달 지연(딜레이)' 등으로 공지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배달 앱 상에서는 매장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라이더가 부족하면 배달구역도 임의대로 조정한다. 기본 배달구역은 상점으로부터 반경 3~3.5km인데 라이더가 부족하면 1km를 줄이고 심하면 500m, 더 심할 땐 전체 '주문 불가'라고 뜬다.
지난 8월 기준 코로나 사태 속 온라인 배달음식 시장은 2조4192억원 규모가 됐다. 2017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 한 해 거래액은 17조3828억원으로 2019년 9조7328억원 대비 80% 증가했다. 이달 3일 통계청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올 10월에도 모바일 쇼핑 거래액 중 음식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49.4% 확대됐다.
'위드 코로나'로 외출, 외식이 늘면서 배달 시장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최근 정부가 거리두기 강화 지침을 발표하면서 배달 수요는 다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치킨업계 BBQ 등은 서버 증설, 자사 앱 강화 등에 나섰을 정도다.
현재 자체 배달 플랫폼을 갖추지 않은 요식업 등 자영업자들에게 쿠팡이츠 등 배달 앱 이용은 거의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또 코로나 사태가 해소되더라도 편리함을 한번 경험한 소비자들의 배달 앱 이용은 지속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라이더가 부족할 경우 이를 명시하는 게 아니라 '오픈 전' 등으로 표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쿠팡이츠는 "그렇다"고 시인했지만 시정 조치나 방책 등은 모색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일방적인 쿠팡이츠 조치에 대해 코로나 사태 속 배달로 매출 돌파구를 삼아온 자영업자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문제는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있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음식을 팔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매출을 올리려고 배달앱에 입점했는데 정작 매출이 몰리는 점심 시간대일수록 라이더가 부족해 가게 문을 닫은 것으로 표시되면서 고객은 주문을 못하게 되고, 가게는 음식을 못 팔게 되는 것이다.
또 라이더 부족 상황이 쿠팡이츠 문제인데도 문을 안 열거나 준비가 부족한 식으로 입점 자영업자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매번 계속 문을 닫은 상태가 되면서 해당 매장에 대한 고객 신뢰에 금이 가는 문제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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