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 SK배터리(가칭)를, E&P 사업 부문을 나눠 SK이앤피(가칭)를 각각 출범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분할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달 1일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한 달여 만에 분할 방식과 시기를 모두 확정해 이날 발표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을 통해 상장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분할 목적 중 하나는 향후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할 때 적시에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 거점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가진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의 생산능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자 비용이 5년간 17조원에 달한다.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진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은 2분기 영업손실 979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직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5263억원에서 6302억원으로 늘었고, 적자 폭은 788억원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 아이오닉5 양산 공급에 따라 판매량이 늘었고, 올해 옌청·혜주 등 중국 신규 가동 공장의 조기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수주잔고는 1000GWh로 130조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오는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이익률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시장 안팎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기에 맞춰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P 사업부문 분할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탄소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혁신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오랜 기간 축적한 석유개발 사업 경험 및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주요 사업 부문을 분할한 이후에도 SK이노베이션은 존속법인의 기업가치를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관련 신규 사업 발굴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면서 "신사업으로 예정된 배터리메탈재활용(BMR) 외에도 배터리 소재와 차세대 배터리 분야 등에서 사업화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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