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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B2B 시장 진격] 34조 B2B시장으로 눈 돌리는 식품업계

주진 생활경제부 기자 2021-06-29 06:00:00

B2B 시장 겨냥…브랜드 만들고 상품 잇단 출시

외식업체·자영업자로 고객 다변화…특화 식자재·전용 밀키트 선보여

<편집자주>
B2C 시장은 상당 부분 포화가 된 상황에서 B2B 사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B2B사업의 경우 ‘기업고객’이라는 안정적 거래선과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품질과 기술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 내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의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는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테이스트엔리치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상품인 조미료와 달리 가공식품 등을 제조할 때 맛이나 향을 더하기 위해 쓰이는 B2B 상품이다.

국내 식품업계가 B2B(기업간 거래)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가 B2B 식품 시장에 눈을 돌리는 배경은 코로나19로 B2C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사업 다각화를 위한 측면이 크다. 외식업계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밀키트, RMR 등 개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외식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B2B 사업의 경우에는 대량으로 식자재를 납품해 거래금액이 크고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아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자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국내 B2B 가공식품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현재 34조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50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B2B 시장은 여전히 ‘가성비 중심의 한정된 제품’ 위주로 이뤄진다. B2B 사업 강화 핵심은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맞는 진화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에 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 B2B로 전문 브랜드로 '차별화'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말 B2B 사업 비전 선포식을 열고,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고객사의 고객’까지 만족하게 하기 위한 ‘고품질, 고객 맞춤형 솔루션’으로 B2B 시장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윈윈(Win-Win) 사례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2B 사업 담당을 '본부 체제'로 확대·개편했다.

CJ제일제당은 신규 B2B 브랜드 '크레잇'(Creeat)을 선보이며, 외식·급식업체나 도시락·카페 사업체 등을 대상으로 밥이나 면, 수제 고기 등 식재료 공급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R&D 셰프 생산' 등 회사가 보유한 전 밸류 체인과 ‘B2B사업본부’와의 유기적인 협업 기능을 강화한다. 고객사 특장점과 메뉴, 소비자 트렌드 등을 분석해 콘셉트나 메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맞춤형 솔루션’, 상품과 서비스 공동 개발을 통한 ‘고객사 전용 상품 출시’ 등 ‘미래형 B2B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식자재 유통기업인 CJ프레시웨이는 월 매출 1억원 이상의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7곳과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번 계약을 통해 각각의 프렌차이즈에 특화된 각종 소스와 식자재 등 공급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론칭한 케어푸드전문브랜드 ‘이지밸런스’ 안착에 주력한다. 작년 연하식 12종을 출시하고 자체 개발한 연하식과 영양식 제조기술에 관한 특허 4건도 출원했다. 신제품 개발과 함께 요양원 대형병원 등 B2B 시장을 공략한 후 향후 B2C 시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로고=hy 제공]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말 B2B 전용 브랜드 'hyLabs'(hy랩스)를 선보이고 B2B 사업을 본격화했다. 고객사 제품에 자사 브랜드를 표기하는 인브랜딩 전략을 통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B2B 전용 사이트와 SNS 채널도 오픈한다.

hy랩스의 주력 품목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다. hy는 지난해 4월부터 B2B사업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6700㎏을 판매했다. 야쿠르트 약 11억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종근당건강, 휴롬, 장수농가(셀티바), 뉴트리 등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유산균 'KY103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규 기능성 소재로 등록되면서 해외 B2B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발효 녹용, 발효 홍삼을 개발해 건강기능식품 기업에 납품할 계획이다.

국내 밀키트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프레시지는 최근 B2B 전용 밀키트 14종을 출시했다.

이 밀키트는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판매되는 상품으로, 국·탕·찌개 소스 5종과 찌개용 포장육 3종, 닭갈비·소불고기 등 양념육 4종 등이다. 프레시지는 B2C 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9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RMR(레스토랑 간편식) 사업 확대를 위해 프리미엄 밀키트·HMR 상품 개발과 B2B 상품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식품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B2B 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상은 2019년 완전자회사인 식자재유통 전문기업 베스트코를 합병했다. 기존 대상의 식품 제조능력과 베스트코의 B2B 유통 능력을 더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였다.

올해 동원그룹도 동원홈푸드에 힘을 실었다. 식재·조미 부문에 별도 대표를 두고 시장 키우기에 나섰다. 동원홈푸드는 B2B 소스 시장에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 3사 중 B2B 매출 비율이 가장 높다. 전체 매출에서 30∼40%를 B2B로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2C 시장은 포화상태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B2B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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