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산업과 관련한 2차 허가 사전신청을 받는 가운데, 앞서 1차에서 탈락했던 증권사들이 대거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재도전 하는 기업들은 인허가권을 획득한 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 등의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23일부터 마이데이터 관련 신용평가업에 대한 허가심사서류를 접수한다. 금융위가 올해 1월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1차 허가심사를 진행할 당시 17개 증권사가 신청했지만 미래에셋증권만 유일하게 통과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보험·은행·카드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한 곳에 모아,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분석해서 금융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업을 말한다. 특히, 기존 금융사 데이터 뿐만 아니라 관공서, 병원, 커머스 등에 흩어진 정보도 고객 동의만 받으면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객 정보를 분석해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병원을 자주 방문하는 고객에게 병원비 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를 추천해주거나, 보유 자산·소득 등을 고려해 특정 고객 개인에게 유리한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할 수 있고, 소비자 혜택 강화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들도 사활을 걸고 도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차 신청 때 탈락했던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2차에도 신청서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투증권은 정일문 대표가 직접 마이데이터 사업 신청을 진두지휘하며 자산관리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증권은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나이스지니데이타와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데이터 교류와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한 상품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서비스를 추진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우리은행과 손잡고 자산관리 역량 강화 등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던 하나금융투자도 2차에서 ‘재도전’을 한다. 하나금투는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가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대출을 진행해 은행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로부터 고발 당했다. 대주주에 대한 형사 소송·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마이데이터 심사를 중단해야 하는 금융감독규정 때문에 하나금투는 1차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달 31일 정례회의에서 하나금투에 대한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2차 허가 심사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모펀드 사태로 ‘사법 리스크’가 있는 NH투자증권, KB증권도 허가 심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두 회사가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3년간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이번에 통과하지 못하면 3년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불가능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정책인 만큼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에 뒤쳐지면 충성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는 기류가 팽배해서 인허가 획득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