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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ISS 반대 의견에도 진옥동 신뢰한 주주들

신병근 기자 2021-03-25 15:59:39

“진 행장 그룹 내 입지 한층 더 탄탄해질 것”

조용병 회장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 호응 얻어

업계 “결과적으로 자문기관 신뢰 떨어진 셈”

25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제2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데일리동방] 전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반대 의견에도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이사 선임안이 주주들의 별다른 반발 없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주주들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한 중징계 리스크보다 분기별 배당을 앞세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영전략에 더 큰 신뢰를 보였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진 행장의 그룹 내 입지 역시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란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25일 오전 제2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의목적사항 중 제3호 의안으로 올라온 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상세 안건은 기타비상무이사 1명(진옥동)과 사외이사 9명(박안순·배훈·변양호·성재호·이용국·이윤재·최경록·최재붕·허용학) 선임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주총이 열리기 전 금융업계의 관심은 ISS의 의견에 집중됐다. 앞서 ISS는 진 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과 박안순·변양호·성재호·이윤재·최경록·허용학 등 6명 사이외사의 재선임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진 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통보받은 법률적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ISS 주장의 이유였다.

국내 사정에 밝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ISS의 심사 결과를 크게 신뢰한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진 행장의 이사 선임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주총에 앞서 신한금융 관계자들은 진 행장의 재신임안 불발 사태에 대비해 잔뜩 긴장해 있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역시 신한금융 이사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ISS의 입장이 이번 주총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했다. 높은 수위의 사전 제재를 받은 진 행장의 이사 자질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우려된다는 게 핵심이었다. ISS는 나아가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을 언급했다. 현 이사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조 회장 연임에 동조한 것이라며 이사회 후보 모두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추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역시 신한금융 다수 이사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ISS의 의견에 무게를 실어줬다. ISS와 마찬가지로 기업지배구조원도 라임사태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신한금융의 경영진과 그들을 견제·감시해야 할 이사회의 미흡한 업무 수행을 꼬집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작년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고 등급(A+)을 받았다. 최우수 지배구조 기업으로 선정한 기업지배구조원의 상반된 입장 표명에 신한금융은 난감한 모습이 역력했다. 금융정의연대 등 경제시민단체까지 거들고 나섰다. 이날 단체들은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 앞을 찾아 ‘사모펀드 사기피해 해결촉구’ 시위를 열고 주총 전 장외 설전의 열기를 더했다.

결과는 ISS의 의견과 정반대였다. 주주들은 오히려 진 행장이 조 회장과 함께 일군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영에 후한 점수를 줬다.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 신규 구성원이 된 진 행장으로서는 그룹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수장으로 작년 말 연임에 성공한 이후, 이번 이사 선임까지 통과하면서 그룹 내에서 개인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비록 라임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으나 현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회부됐을 뿐, 명확한 책임 소재를 가늠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배당 이슈로 주목 받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조 회장과 이사회의 검토 끝에 연말 1회 지급했던 기존 배당 방식을 3‧6‧9월 말에도 추가로 배당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현재까지 금융지주들은 상법상 명시된 중간배당을 시행할 수 있어도 연말 배당까지 포함해 연 4회의 분기배당을 실시한 사례는 없었다. 한 주주는 “지난해 금융권에서 최대 실적을 올린 신한금융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찬성하고, 투자자의 자금 확보 측면에서도 분기배당은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 것”이라고 동의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ISS가 그룹 최고경영자와 은행장을 콕 찍어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에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대세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며 “결국 자문기관으로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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