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사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 가능’ 판단을 받았다. 중앙약사심의위는 현재 제출된 임상 2상 시험결과로는 렉키로나주의 치료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며, 중등증 환자와 고위험군 경증 환자 등 제한된 환자에게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검증자문단은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성인 환자에 렉키로나주를 투여해도 된다고 봤으나, 중앙약심에서는 경증 환자의 범위를 더욱 제한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중앙약심은 △실내 공기에서 산소포화도가 94%를 초과하는 자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는 자 △투여 전 7일 이내에 증상이 발현한 자 등 세 가지 조건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까지 렉키로나주 투여로 인한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충분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시판 후 지속적인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렉키로나주는 품목허가 자문 마지막 단계인 최종점검위원회를 통과하면 허가를 받게 된다. 중앙약심에서 일부 위원들은 의약품 품목허가보다는 특례 제조 승인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식약처는 조건부 허가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 의약품 특례 제조 승인은 의약품 허가에 관한 자료 준비가 어렵거나 급한 상황에서 자료가 미흡한 경우 약사법의 특례조항에 따라 가능하다.
이르면 내달 초 설 연휴 이전에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10만명분을 생산해둔 상태로, 식약처 허가 승인을 받는 즉시 공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계획대로 해외 허가를 받아 수출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국에 ‘렉키로나주’를 공급할 경우 수천억원의 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셀트리온은 최근 발표된 임상 2상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서 제출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신청서 제출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신청은 담당하는 기관도 다른 별개 건이기에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미국·유럽 긴급사용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해외 정부기관으로부터 치료제 주문 관련 문의가 올 경우, 임상 2상 결과 안내와 함께 선주문을 유도함으로써 긴급사용승인 직후 해외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주요국 허가 시점에 맞춰 최대 200만명분의 치료제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식약처로부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만큼 해외 진출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해외 승인·판매를 위해서는 셀트리온이 임상 3상에서 기존 일라이릴리, 리제네론 치료제 수준의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현재 발표된 임상 2상 데이터만으로는 두 치료제와 비교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 결과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기존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EUA승인을 이미 획득한 리제네론사와 일라이릴리사의 항체치료제 대비 비교열위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은 이 자료만으로 실제 미 FDA에 EUA 신청서 제출이 가능한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