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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같은 듯 다른 성장 방정식...핵심은 ‘자사주’

이성규 기자 2021-01-22 14:45:29

지분스왑·교환사채 발행, 공통점은 기업가치 제고

[이해진 네이버 GIO. 그래픽=김효곤 기자]

[데일리동방]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인터넷 산업의 대표 주자란 점에서 서로 비교대상이 되지만 성장 방식에선 서로 다른 노선을 걸어왔다. 네이버가 지분스왑을 통한 동맹전선 구축을 선호한다면 카카오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흘 확장하는 전략을 주로 구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활용된 재원은 공통적으로 자사주다.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자금유출을 최소화하고 재차 사세를 확장하는 선순환구조로 평가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가액은 약 6억달러(6600억원)으로 지분 100%를 확보한다. 네이버 M&A 사상 최대규모로, 네이버의 성장 방정식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웹소설과 웹툰 등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면 IP 관련 수입도 증가하게 된다. 앞서 네이버는 지분스왑을 통해 ‘스위트홈’으로 유명한 스튜디오드래곤과 동맹전선을 맺고 있다. 스위트홈은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 자회사다. 네이버는 스튜디오드래곤뿐만 아니라 CJ ENM, CJ대한통운과도 지분스왑을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도 협업하고 있다.

네이버가 CJ그룹과 연합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재원은 단연 자사주다. 각 주체별로 서로 지분을 맞교환해 실질 자금유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에서도 자사주를 재원 카드 중 하나로 꺼내들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그래픽=임이슬 기자]

네이버와 늘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카카오는 태생 자체가 M&A다. 포털 사업자인 다음과 합병해 출범한 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해 사세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업들을 인수해 성장시켜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는 등 ‘상장’은 카카오 기업가치 제고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 시장 평가액 대비 자회사 가치가 50%를 상회하고 있다.

카카오 또한 SK그룹과 지분스왑을 단행했지만 네이버와 CJ그룹에 비하면 그 규모는 크지 않다.

서로 극명한 성장 방식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는 자사주가 꼽힌다. 네이버의 현재 자사주 비중은 10%를 넘으며 5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자사주 2.8%(약 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가 큰 대기업들과 협업 등에서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위치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3억달러(3395억원) 규모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은 자기주식 71만1552주(카카오M 합병 당시 취득한 것으로 처분 의무가 있음)이며 교환가액은 47만7225원이다. 당시 주가를 고려하면 35%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발행금리는 0%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채권(메자닌) 시장에서 제로(0) 금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통상 블록딜을 통한 자사주 매각 등에 할인율이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오히려 자사주를 비싸게 판 격이다. 조달한 재원은 플랫폼과 콘텐츠 등 M&A에 쓰이게 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늘 비교 대상이지만 두 기업은 자금조달과 공급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며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분은 유사하지만 두 기업은 각자가 가진 장점을 기반으로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향후에도 자금활용과 M&A 등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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