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는 26일 오전 진행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2차 회의에서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장을 차기 생명보험협회장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보자 내정 소식과 함께 보험업계에는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이 내정돼 업계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것이란 기대감과 협회장이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애초 차기 협회장 후보로 경제관료 출신인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거론됐지만, 유력 후보들이 연이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정희수 원장의 선임을 예상하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3선 의원을 지낸 이력의 정희수 원장이 차기 생보협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자연스레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원장을 협회장으로 내정하기 위해 앞선 후보들이 자진해서 후보직에서 물러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1953년생인 정 원장은 대구상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와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근무하다 2008년 옛 한나라당 경상북도당위원장을 맡아 정치에 발을 들였다.
경북 영천에서 새누리당으로 후보로 출마해 17대부터 19대까지 총 세차례에 걸쳐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경제통으로 생보협회장으로서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시각은 없다.
이후 총선 공천 탈락 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2018년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임할 당시에도 보은성 낙하산 논란이 있었고, 이번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생보협회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이후, 관료 출신이 협회장을 독식한다는 관피아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를 세웠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2014년에는 삼성생명 출신인 이수창 회장이,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교보생명 출신인 신용길 회장이 협회를 이끌었다.
6년 만에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의 협회장 내정이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빗겨가에 어려운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 출신이지만 경제학 박사, 경영연구소 이력이 있으면서 국회에서도 경제 관련 업무를 두루두루 다뤄본 경험이 있다”며 “정관계 인맥도 다양해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내정 사유로 뒷받침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현직 회장인 신용길 회장의 임기는 12월 8일까지로, 정희수 신임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12월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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